아무튼, 요가(박상아) : 가벼운 동작들로 가득 찬 삶

Book 2022. 3.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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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요가

저자 박상아 | 출판 위고 | 발매 2019.05.08


 

 

 

> 가벼운 동작들로 가득 찬 삶


.처음.

 

  10대 때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요가를 배웠다. 끈기라고는 없던 내가 유일하게 거르지 않는 일이었다. 저녁에 약속이 생기면 아침반을 찾아가 수업을 들을 정도로 집요하게 굴었다. 그때 배운 것 중 기억에 남은 몇 가지 동작들은 여전히 내 하루의 마무리에 함께 한다.

 

  처음에는 몸을 접어 손끝과 발을 닿게 하는 간단한 동작조차 어려워 잘하지 못했다. 종아리부터 다리 뒤편이 저려와 몇 초 버티지 못하고 다시 몸을 일으켰다. 다른 동작들도 마찬가지였다. 균형을 잃고 흔들리거나 엉뚱한 곳에 힘을 주어 호흡을 잊기도 했다. 그래도 하다 보니 늘긴 늘었다. 한 번도 요가를 잘한다는 느낌을 받은 적은 없으나, 각종 사정으로 요가원을 그만두게 되었을 때는 처음에 비해 능숙할 수 있었다.

 


.능숙.

 

  나는 유독 시작에 대한 기억들이 강렬한데 그 기억들은 빠짐없이 서툴다. 시작은 무지하다는 상태에서 오는 긴장감과 뒤섞여 나를 더욱 서툴게 만든다.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내 오랜 취미들의 시작은 대부분 비슷한 모양새다. 작고 허술하지만 즐거웠다. 그 취미 중 뛰어나다고 자부할 수 있는 것은 여전히 없으나 이제 꽤 능숙해졌다고는 말할 수 있다.

 

  생각해보면 모든 일이 그렇다. 처음에는 서툴고 느리고 자주 넘어진다.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 시도하다 보면 넘어질 때도 나름의 내공이 생긴다. 그러다 보면 점점 덜 넘어지고 능숙하게 된다. 종국에는 넘어져도 웃을 수 있는 여유마저 갖게 된다.

 

  운동을 잘하겠다고 마음 먹은 적은 없다. 종잇장 같은 체력과 근육이라곤 없는 나는 꾸준히 움직일 수 있음에, 또 그렇게 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하며 살아간다. 그래서인지 작은 동작들이라도 해내고 나면 뿌듯함이 감춰지지 않는다. 그러나 나는 삶의 넘어짐 앞에서는 한없이 작아진다. 아마 삶을 너무 잘 살아내고 싶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엉뚱한 곳에 힘을 주면 순식간에 균형이 무너지는 요가 동작들처럼, 삶의 모든 부분에 힘을 주고 살아와서 더 위태로웠던 것은 아닐까. 이제는 내 삶을 가벼운 동작들로 채워나가고 싶다. 넘어져도 웃을 수 있는 여유를 가진 채.


 


 

책 속 한 문장

 

괜찮아지는 것이 많아지면서
왜 그동안 그것들이 괜찮지 않다고 생각했는지,
아니 생각조차 해보지 않고
당연히 괜찮지 않다 생각한 것들이 얼마나 많았는지
생각해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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