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문구(김규림) : 효율을 가져오는 비효율적 움직임
Book 2021. 12. 23.
아무튼, 문구
저자 김규림 | 출판 위고 | 발매 2019.07.24
> 효율을 가져오는 비효율적 움직임
.비효율.
대뜸 고백부터 하자면, 나 역시도 문구류를 좋아한다. 유명 브랜드와 제품들의 이름을 꿰고 있지는 않지만 우연히 마주쳐 내 책상 서랍 속에 여전히 자리하고 있는 문구를 좋아한다. 펜을 움직이는 것보다는 키보드를 두드리는 일이, 종이에 쓰는 것보다 인쇄하는 일이 더욱 편하지만 여전히 손을 움직여야 하는 일들이 있기 때문이다.
내가 손으로 쓰는 일은 크게 세가지가 있는데 기록, 편지, 아이디어가 그것이다. 하루도 빠짐없이 일기를 쓰고, 한 일을 기록하는 과정에서는 (아이패드를 사용함에도) 내 글씨로 적지 않으면 완성되지 않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필사는 종이에 꾹꾹 눌러 적는다는 느낌이 좋아 꼭 손으로 쓴다. 편지도 마찬가지다. 눌러 적은 글씨 사이사이에 마음을 담아 마음을 전하는 것은 손글씨가 아니라면 묻어나올 수 없는 진심의 모양새다. 아이디어 노트는 꼭 손으로 적어야 한다. 어떤 일을 시작하기 전에 큰 틀을 한 번 적어보지 않으면 진행되던 중 난항을 겪는다. 이처럼 나에게 비효율적인 움직임의 시간은 내 나름의 효율을 위한 준비과정인 셈이다.
.여유.
아무튼 시리즈의 묘미는 타인이 늘어놓은 예찬 속에서 내 모습을 발견한다는 데 있다. 작가의 경험에 두근거리며 새롭게 좋아하는 것이 생기기도 하고, 내 일같이 공감하며 좋아하던 것들의 향이 진해지기도 한다. 이 책의 경우는 후자에 속한다. "생필품들은 삶을 이어나가게 해주지만 삶을 풍성하게 해주는 것은 쓸모없는 물건들"이라는 작가의 문장은 아날로그에 머문 내 삶의 일부에게 힘을 실어준다.
여전히 서점에 가면 아무 쓸데도 없다고들 하는 스티커들을 한아름 사서 집으로 돌아온다. 가지고 있는 책 표지와 잘 어울리는 마스킹테이프가 보이면 지나치지 못한다. 사진들을 뜯어 스크랩을 하고 다이어리를 꾸미는 일은 질리지도 않는다. 누군가는 마우스 몇번 움직이면 똑같이 구현해낼 수 있는 것을 왜 꼭 손으로 해야 하냐고 물을 수 있다. 그러나 "이런 비효율성을 감내하는 건 그만큼 마음에 여유가 있다는 걸 뜻한다." 그러니 나는 몇년이지나도 여전히 비효율적인 움직임을 통해 내 삶의 활력과 효율을 가져올테다. 조금 비효율적이더라도 더 많은 정성과 진심을 전하는 여유, 내 삶에는 그것이 필요하기 때문에.
책 속 한 문장
돌이켜보면 기억에 남는 순간들은
대부분 비효율적 시간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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