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모없는 것들이 우리를 구할 거야(김준) : 평생 빚지고 살아갈 것들
Book 2022. 2. 22.
쓸모없는 것들이 우리를 구할 거야
저자 김준 | 출판 웅진지식하우스 | 발매 2021.06.15
> 평생 빚지고 살아갈 것들
.취미.
이 세상에는 낯선 것 투성이다. 덕분에 평생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의 양이 압도적으로 많을 테다. 낯선 세상에 던져진 나는 본능적으로 익숙한 것들을 찾는다. 처음 가보는 동네에서는 자연스레 서점으로 향하고, 불안하고 복잡할 땐 책을 꺼내 읽는다. 나에게 있어 익숙하다는 것은 좋아한다는 것의 동의어다. 나의 취미이기도 한 이 익숙한 일들은 내가 평생동안 잘 해내고 싶은 일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대단하다고 불리는 그 어떤 것도 낯섦 앞에서는 익숙함을 이길 수 없다.
어떤 것에 흥미가 생기면 그것이 생산적인지를 따져보는 습관이 있다. 취미의 정의를 떠올려보면 참으로 어리석은 습관이다. 잡지나 앨범을 오려 붙이는 '스크랩'은 경제적 이득을 가져오지 못한다. 방 안에서 책을 읽고 뒹굴거리는 것은 돈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내가 편안함을 느끼는 시간은 이렇게 "얼핏 봐서는 전혀 중요할 것 같지 않은 보잘것 없는 것들"이 내 일상을 가득 채울 때다. 이 보잘것 없는 행위들은 숨이 막힐 때 숨을 쉬게 해주고, 복잡한 일로부터 도망갈 수 있게 해준다. 그러니 이제 취미에 숫자를 갖다 붙이는 미련한 짓은 그만하고 싶다. 이 가혹한 세상에서 취미까지 저울질하고 싶지 않아졌다.
잘하는 것이 무엇이냐 물으면 나는 한참을 고민한다. 그러나 좋아하는 것이 무엇이냐 물었을 때는 쉬지 않고 여러 단어를 말할 수 있다. 나의 취미와 쓸모없는 일들은 내가 주저 앉을 때마다 내 삶을 원래의 궤도로 돌려놓았다. 내가 손을 내밀 때면 언제든 그 손을 잡아주었다.
.구원.
어느 날은 나의 재능에 대해 곰곰이 생각했다. 책장에 많은 책이 꽂혀있다고 해서 그것이 나의 깊이를 대변하지는 않는다. 글쓰기를 좋아한다는 말이 글을 잘 쓴다는 말은 아니다. 매일 걷고 몸을 움직이고 있지만 아무리 봐도 운동에는 젬병이다. 어릴 적 꾸었던 꿈들은 여전히 꿈으로 남았고 그 덕에 끊이지 않는 고민과 함께 밤을 보냈다. 밤의 고민 끝에 결론 내린 나의 재능은 꾸준함이었다.
장담하는 것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당장 떠오르는 몇 가지의 일을 평생 안고 살아갈 자신이 있다'고 적고 싶다. 잘할 자신은 없지만 계속해나갈 자신은 있다. 가끔 나의 한계에 괴로울 수도 있겠으나, 결국 즐거움으로 귀결된다는 믿음을 저버리지 않을 자신이 있다. 그리고 먼 훗날의 내가 혼자 이겨내기 힘든 밤을 만나게 되었을 때 역시, 그것들이 나를 구해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나는 그것들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기에.


책 속 한 문장
인생이라는 실타래도 매 순간 끊길 듯 위태롭지만
결국 어떻게든 이어지고,
그렇게 버티고 버티다 보면
어느 순간 성장할 수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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