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고 싶은 사람은 없다(임세원) : 희망의 실체를 증명하는 오늘

Book 2021. 7.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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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고 싶은 사람은 없다

저자 임세원 | 출판 알키 | 발매 2016.05.20


 

 

 

책 소개

정신과 의사인 저자는 20여 년간 매일 죽고 싶다거나 죽고 싶을 만큼 괴롭다고 호소하는 사람들을 만나왔다. 환자들의 자살 충동에 대해 들을 때마다 의사로서 가지게 되었던 팽팽한 긴장감과 집중력이 점점 무뎌질 무렵, 저자에게 갑자기 칼로 찌르는 것 같은 치명적인 통증이 생긴다. 온갖 치료법을 동원했지만 차도가 보이지 않는 암담한 상황에 놓이자, 어느새 ‘죽고 싶다’는 생각에 사로잡힌 자신을 발견하게 되고, 결국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기에 이른다.

크고 작은 심리적 위기 상황을 맞으며 고단한 하루하루를 견뎌 내는 사람들에게 저자는 자신의 솔직한 경험담과 함께 다양한 환자들 사례와 최신 연구 결과를 내놓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삶은 계속되어야 하는지, 마음의 고통을 덜어내는 데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를 차분하게 들려준다. 자기 앞에 놓인 뜻밖의 불운을 두고 “순순히 어둠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저자의 진솔한 고백은 읽는 이들에게 위안을 준다.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될 때가 있다. 실제로 자살 생각 나아가 자살 시도를 하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저자는 자살을 시도하는 사람들이 진짜 죽음을 원하는 것은 절대 아니라고 말한다. 죽음이야말로 고통을 없애주는 가장 좋은 대안이라고 믿고 있기 때문에, 즉 고통스러운 상황에서 벗어날 방법이 없다고 느끼기 때문에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이지, 결코 죽음 그 자체를 원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이다.

 

 

 

저자소개

임세원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교수이자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우울증과 불안장애와 관련된 100여 편의 학술논문을 국내외 학술지에 게재하는 등 관련 학계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연구자였으며, 대한불안의학회 학술지 [Anxiety and Mood]의 편집위원장을 지냈다. 강북삼성병원 기업정신건강연구소 부소장으로서 직장인들의 우울증과 스트레스를 과학적으로 평가하고 개선하기 위한 여러 개의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한국자살예방협회 프로그램 개발 및 교육위원회장으로서 보건복지부와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의 후원으로 개발되어 전국적으로 보급 중인 한국형표준자살예방교육 프로그램 ‘보고듣고말하기’의 개발자이기도 하다.

저자는 수년 전부터 시작된 고통스러운 만성 통증에 시달리면서 그에 수반되는 힘겨운 우울 증상을 경험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마음의 병’에 대해 가슴으로 보다 깊게 이해하게 되었고, 이후 삶에서 뜻하지 않은 고난을 만난 이들이 불운을 극복하고 자신의 삶을 온전히 살아 나가는 데 도움이 되는 ‘진정한 희망’이란 어떠한 것일지를 고민하며 이 책을 썼다.

 

 

 

 

 

 

 

❥ 희망의 실체를 증명하는 오늘

故 임세원 교수님을 추모하며


.고통.

 

 사람은 자신이 경험하지 않은 것은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다. 타인의 경험과 이야기를 통해, 그리고 약간의 상상을 더해 그 세계를 어렴풋이 그려낼 뿐이다. 그래서 타인의 고통에 진심으로 공감하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우리가 꼭 해야 할 일이기도 하다. 이 책은 정신과 의사인 저자가 심리적 위기 상황에서 겪은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그는 자신이 진료하던 질병들을 직접 경험하고 나서 비로소 깨달은 내용을 담담히 고백한다.

 

 

 

 고통과 불행이 없던 시절을 자꾸 떠올리게 되겠지만, 그때는 그때고 지금은 지금이다. 자꾸 원인을 찾으려고 머릿속이 작동할 때 그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을 싹둑 자르고, 냉정하게 '원인 따위는 없다'는 점을 받아들여야 한다. 2장 남에게 해주었던 이야기, 이제는 나에게 들려주는 이야기 : '왜'에서 '어떻게'로 

 

 

 고통을 이겨내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나는 그보다 '수용'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고통을 받아들이고, 어떤 상태이든 '나'를 '나'로 인정해주는 태도. 그 수용의 태도에서 극복은 싹을 틔운다.

 


.불변.

 

 일상을 유지해야 한다. 이것은 정말로 중요한 일이다. 3장 희망의 근거를 찾아서 : 현실 직시: 답이 없음이 답일 때 

 

 

 인생의 큰 시련을 마주하면 정말 아무것도 하기 싫어진다. 내가 영위해온 삶이 송두리째 뿌리뽑히고 웬 불청객이 찾아와 내 인생을 뒤집어 놓는 느낌이다. 평생을 가꿔온 정원을 누군가 짓밟아 놓는 기분이 이것과 비슷할까? 하루아침에 전부를 잃으면 다시 시작할 엄두조차 나지 않는다. 그렇게 끝도 없이 내 삶이 바뀔 때면 나는 그 반대의 것을 떠올리기 위해 애썼다. 변하지 않는 것들, 불변의 것들. 가족, 친구 같은 것들 말이다. 하지만 그런 것에는 한계가 있었다. 고통은 오로지 나의 몫이었기 때문이다.

 

 

 한창 '불변'에 대해 생각하던 과거 어느 순간의 나는 이렇게 적었다. '그래서 나는 나를 떠올렸다. 그래, 내가 여기에 있었다. 외관은 볼품없이 변했어도 그 속은 빛나는 알맹이로 들어찬 내가 여전히 여기에 있었다.' 그제야 나는 깨달았다. 아무리 내 삶이 바뀌고 무너져도 나만큼은 변하지 않는다는 걸 말이다. 온몸 부딪혀가며 이것을 깨달은 후에야 나는 '오늘'을 생각하기 시작했다.

 


.희망.

 

 우리는 스스로의 희망에 의해 구원될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삶은 자신의 길을 찾아낼 것이다. 마치는 글 Ⅰ 

 

 

 이 책을 읽으며 나는 이렇게 적었다. '나는 나의 고통이었고, 나의 위로였고, 나의 희망이었다.' 내가 모든 것을 잃었다고 느끼는 그 순간에 오로지 내가 쥐고 있었던 것만이 나를 구원했다. 그리고 나는 생각보다 더 많은 것을 쥐고 있었다.

 

 

 사실 나는 '희망'에 회의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다. 모든 '희망'에 관한 이야기는 아니고, '다 잘 될 거야' 같은 실체 없는 희망에 대해서 그렇게 생각해왔다. 그것은 희망의 모습을 한 절망에 가깝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 미래가 희망으로 가득 하다는 것을 스스로 납득하기 위해서는 그 실체를 찾아야 했다.

 

 

 실체, 오늘 이 두 단어가 맞물려 나는 비로소 충실한 오늘의 중요성을 깨닫는다. 이후로는 착실하게 하루를 쌓아 올리는 일에 집중했다. 오늘 해야 할 일을 하고, 만족할 만한 하루를 보내는 것. 자신을 돌보고 대화할 시간을 갖는 것. 내가 받았던 사랑과 다정들을 곱절로 돌려주기 위해 노력하는 것. 하루의 끝에 와서 떠오르는 단어가 '행복'의 형태를 보이면 희망의 실체를 증명해 보인 것 같아 뿌듯하다. 내게 주어진 남은 삶도 지금처럼 살아가리라는 생각이 든다.

 

 

 

 모든 것은 '지금 그리고 여기'에서 비롯되며, 모든 인간은 '지금 그리고 여기'에만 존재할 수 있다. 이 사실을 깨닫게 되면서, '현재'는 나의 전부가 되었다. 3장 희망의 근거를 찾아서 : 지금 그리고 여기: 미래와의 관계 형성하기 

 

 

 나는 앞으로도 모든 것이 비롯되는 '지금 그리고 여기'에서 '현재'를 살 것이다. 그래서, 미래의 나에게 더 괜찮은 오늘을 선물할 것이다. 삶과 희망이 행복으로 가득 찼다는 것을 스스로에게 증명해 내면서.

 


 

 

책 속 한 문장

 

더 나아지리라는 기대를
포기하지 않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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