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엄마가 당신보다 잘하는 게임(박서련) : 언제든 무너져도 좋다
Book 2022. 7. 24.
당신 엄마가 당신보다 잘하는 게임
저자 박서련 | 출판 밀리 오리지널 | 발매 2021.10.01
책 소개
억압과 속박으로 망가진 삶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고 싶은 욕망, 오랜 침묵을 깨고 나온 여성들의 이야기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한 장편소설 『체공녀 강주룡』에 이어 『마르타의 일』, 『더 셜리 클럽』까지, 삶을 향한 사랑과 목표에 대한 집념을 가진 강인한 여성 인물을 탄생시켜 많은 사랑을 받아 온 박서련 작가의 새로운 소설집이다.
이번 소설집에서는 현실에 깊게 뿌리내린 여성의 삶과 욕망을 축으로 넓게 펼쳐지는 박서련 작가만의 여성 서사 스펙트럼을 만나 볼 수 있다. 데뷔작 「미키마우스 클럽」과 젊은작가상을 수상한 「당신 엄마가 당신보다 잘하는 게임」에서 보여 준 모성의 이면뿐만 아니라, 결혼 후 자신의 정체성을 깨닫고 과거를 되짚는 여성의 목소리, 고부간·모녀간의 관계 속에서 여성에게만 대물림되는 돌봄 노동의 모순을 드러낸다. 또한 여성 작가만이 요구받는 윤리적 증명과 이중잣대, 창작자로서의 삶에 대한 고민까지 진솔하게 보여 주고 있다.
박서련 작가가 꾸준히 다채롭게 만들어 온 여성 서사는 다양한 현실에 처한 여성에 대한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데만 그치지 않는다. 여성의 삶 곳곳에서 체감하는 고통을 넘어, 여성이 한 인간으로서 품은 욕망에 대한 공감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그렇게 박서련 작가는 현실의 장벽을 뛰어넘는 자유를 꿈꾸게 한다.이번 소설집을 통해 우리는 그 누구보다 깊고 넓은 자유를 꿈꾸는 지금 우리 곁의 여성들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저자소개
1989년 철원에서 태어났다. 2015년 《실천문학》 신인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지은 책으로는 장편소설 『체공녀 강주룡』 『마르타의 일』 『더 셜리 클럽』, 소설집 『호르몬이 그랬어』, 짧은 소설 『코믹 헤븐에 어서오세요』 등이 있다. 한겨레문학상과 젊은작가상을 받았다.
❥ 언제든 무너져도 좋다
.여성.
어떤 역할은 그 무게가 너무나도 무거워 사람을 짓누르곤 한다. 나는 심심찮게 그 모습을 발견하곤 한다. 자신의 이름은 지우고 도구의 틀에 갇히거나, 어린 날의 꿈은 온데간데없고 노동자로 전락한다. 나눔을 강요당하고 희생을 요구받는 경우도 다반사다. 박서련 작가의 《당신 엄마가 당신보다 잘하는 게임》은 이곳에 갇힌 여성들의 이름을 세상 밖으로 꺼낸다. 가장, 아내, 엄마, 며느리이기 이전에 우리는 사람이지 않은가. 잊은 이름을 소중히 건네는 손길이 따스하다.
.용기.
나는 시간 앞에서 항상 작아진다. 어떤 일이든 시간을 투자한 일은 쉽게 놓지 못한다. 덕분에 재미없는 책을 끝까지 읽기도 하고, 지루한 영화의 크레딧을 보기 위해 졸린 눈을 비벼가며 버티기도 한다.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자기 확신을 위해 이후의 시간을 버리는 셈이나 다름없다.
불운한 상황과 맞닥뜨렸을 때 눈을 질끈 감는다. '다시'는 없음을 알고 있음에도 괜히 믿지도 않는 신의 이름을 부르기도 한다. 크게는 삶에 대해서도 그렇다. 어두워진 시야 사이로 다시 한 번의 기회가 주어진 새 삶을 떠올리기도 한다. 지금까지 쌓아온 모래성이 형편없다고 생각하면서도 쉽게 무너뜨리지 못한다. 그러니까, 나는 종종 무너뜨리기만 한다면 언제든 다시 쌓아 올릴 수 있다는 사실을 잊는다.
박서련 작가는 용기를 주는 작가다. 박서련 작가가 그려낸 여성들은 살아 움직인다. 억압과 속박에 갇힌 인물들은 오랜 침묵을 깨고 두 발로 걸어 나온다. 책을 읽고 난 뒤 알 수 없는 의욕이 샘솟는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책을 덮은 지금, 책장을 넘기며 쌓아온 모래성 위에서 모든 것을 내려다본다. 아래로 보이는 수많은 굴곡이 나를 시간의 압박에서 자유롭게 한다. 언제든 수많은 모래성을 세울 수 있다는 사실을 가슴에 새긴다. 언제든 무너져도 좋다.
책 속 한 문장
당신이 아이를 위해 하는 모든 일은,
어쩌면 아이를 위하는 그 이상으로
당신 자신을 위하는 길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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