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엄마가 당신보다 잘하는 게임(박서련) : 언제든 무너져도 좋다

Book 2022. 7.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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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엄마가 당신보다 잘하는 게임

저자 박서련 | 출판 밀리 오리지널 | 발매 2021.10.01


 

 

 

 

 

> 언제든 무너져도 좋다


.여성.

 

  어떤 역할은 그 무게가 너무나도 무거워 사람을 짓누르곤 한다. 나는 심심찮게 그 모습을 발견하곤 한다. 자신의 이름은 지우고 도구의 틀에 갇히거나, 어린 날의 꿈은 온데간데없고 노동자로 전락한다. 나눔을 강요당하고 희생을 요구받는 경우도 다반사다. 박서련 작가의 《당신 엄마가 당신보다 잘하는 게임》은 이곳에 갇힌 여성들의 이름을 세상 밖으로 꺼낸다. 가장, 아내, 엄마, 며느리이기 이전에 우리는 사람이지 않은가. 잊은 이름을 소중히 건네는 손길이 따스하다.

 


.용기.

 

  나는 시간 앞에서 항상 작아진다. 어떤 일이든 시간을 투자한 일은 쉽게 놓지 못한다. 덕분에 재미없는 책을 끝까지 읽기도 하고, 지루한 영화의 크레딧을 보기 위해 졸린 눈을 비벼가며 버티기도 한다.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자기 확신을 위해 이후의 시간을 버리는 셈이나 다름없다.

 

  불운한 상황과 맞닥뜨렸을 때 눈을 질끈 감는다. '다시'는 없음을 알고 있음에도 괜히 믿지도 않는 신의 이름을 부르기도 한다. 크게는 삶에 대해서도 그렇다. 어두워진 시야 사이로 다시 한 번의 기회가 주어진 새 삶을 떠올리기도 한다. 지금까지 쌓아온 모래성이 형편없다고 생각하면서도 쉽게 무너뜨리지 못한다. 그러니까, 나는 종종 무너뜨리기만 한다면 언제든 다시 쌓아 올릴 수 있다는 사실을 잊는다.

 

  박서련 작가는 용기를 주는 작가다. 박서련 작가가 그려낸 여성들은 살아 움직인다. 억압과 속박에 갇힌 인물들은 오랜 침묵을 깨고 두 발로 걸어 나온다. 책을 읽고 난 뒤 알 수 없는 의욕이 샘솟는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책을 덮은 지금, 책장을 넘기며 쌓아온 모래성 위에서 모든 것을 내려다본다. 아래로 보이는 수많은 굴곡이 나를 시간의 압박에서 자유롭게 한다. 언제든 수많은 모래성을 세울 수 있다는 사실을 가슴에 새긴다. 언제든 무너져도 좋다.

 



 

 

책 속 한 문장

 

당신이 아이를 위해 하는 모든 일은,
어쩌면 아이를 위하는 그 이상으로
당신 자신을 위하는 길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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