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무라카미 하루키) : 비로소 보이는 것들
Book 2022. 12. 21.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저자 무라카미 하루키 | 출판 문학사상사 | 발매 2009.01.05
원제: 走ることについて語るときに僕の語ること (2009)
책 소개
무라카미 하루키의 달리기를 축으로 한 문학과 인생의 회고록. 달리기를 통해 데뷔 30년을 맞은 작가의 문학관과 인생관, 내적 성찰을 풀어냈다. 하루키는 왜 많은 운동 중에 달리기를 선택했는가? 달리기가 그의 소설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 하루키는 이 책에서 그에 관한 이야기를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잘 나가던 재즈 클럽을 그만두고 전업 작가로서의 인생을 시작한 하루키. 그는 장편소설 <양을 쫓는 모험>을 탈고한 뒤 얼마 후인 1982년 가을, 본격적으로 달리기를 시작했다. 그 후 26년에 걸쳐 세계 각지에서 풀 마라톤과 100킬로 울트라 마라톤, 트라이애슬론을 쉼없이 계속해왔다.
'소설 쓰기는 육체노동이다'라고 생각하는 하루키는 체력과 집중력, 지구력을 키우기 위해 달리기를 선택했다고 한다. 여러 사람이 함께하는 운동보다는 혼자서 간편하게 할 수 있는 달리기나 수영을 어려서부터 즐겼다고. 하루키는 이 책에서 달리지 않았더라면 자신이 쓴 소설의 성향이 많이 달랐을지도 모른다고 고백한다.
하고많은 운동 중에 '무지막지하다'라는 형용사가 잘 어울리는 마라톤과 트라이애슬론을 뛰는 하루키. 그가 그 힘든 42.195킬로미터를 달리며 얻는 것, 달리기와 그의 문학의 상관관계 등 마라톤을 중심으로 하루키의 문학과 삶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저자소개
무라카미 하루키 (村上春樹) (지은이)
1949년 교토에서 태어나 와세다 대학교 문학부 연극과에서 공부했다. 1979년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로 ‘군조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데뷔했고, 1982년 《양을 둘러싼 모험》으로 ‘노마 문예신인상’을, 1985년《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로 ‘다니자키준이치로상’을 수상했다. 1987년에는 현재까지도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대표작 《노르웨이의 숲》을 발표하여 하루키 신드롬을 낳았다. 1994년 《태엽 감는 새 연대기》로 ‘요미우리 문학상’을 수상했고, 2005년 《해변의 카프카》가 아시아 작가의 작품으로는 드물게 〈뉴욕타임스> ‘올해의 책’에 선정되었다. 2006년 체코의 ‘프란츠카프카상’을, 2009년 이스라엘 최고 문학상인 ‘예루살렘상’을, 2011년에는 ‘카탈루냐 국제상’을 수상했다. 전세계 45개 이상의 언어로 50편 이상의 작품이 번역 출간된 명실상부한 세계적 작가로, 2009년에는《1Q84》로 제2의 하루키 신드롬을 불러일으키며 ‘마이니치 출판문화상’을 수상했다. 또한《샐러드를 좋아하는 사자》 등 ‘무라카미 라디오’ 시리즈를 비롯해 《무라카미 하루키 잡문집》《시드니!》《무라카미T》 등 개성적인 문체가 살아있는 에세이 역시 소설 못지않은 팬덤을 형성하고 있다. 안자이 미즈마루의 그림과 함께한 《후와후와》, 카트 멘시크의 그림과 함께한 《버스데이 걸》, 이우일의 그림으로 선보인 《양 사나이의 크리스마스》 등 늘 다채로운 시도를 통해 독자들과 만나고 있다.
임홍빈 (옮긴이)
서울대학교 법대를 졸업한 후 취재와 해설기자 활동을 거쳐, 20여 년간 〈민국일보〉 〈한국일보〉 〈경향신문〉 등에서 논설위원과 논설주간 등 요직을 역임했다. 하버드대학교에서 신문학을, 도쿄대학교에서 국제관계론을 전후 2년 동안 연구했으며, 고려대학교와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신문학을 강의했다. 1960년대 중반부터 8년간 신문 방송 간부들로 구성된 한국신문편집인협회 보도자유분과위원장을 4기 연임하며 언론자유 수호에 힘썼고, 2009년 제1회 베델(Bethell)언론상을 수상했다. (주)문학사상의 대표 및 편집고문을 역임하면서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을 적극적으로 알려왔다. 편저한 책으로 《광복 30년-시련과 영광의 민족사 30년》 등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는 《대통령의 안방과 집무실》 《사업가는 세상에 무엇을 남기고 가는가》 《어둠의 저편》 《렉싱턴의 유령》 《도쿄기담집》 《비 내리는 그리스에서 불볕천지 터키까지》 《비밀의 숲》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소녀들의 수난시대》 등이 있다.
❥ 비로소 보이는 것들
.하루키.
하루키는 나를 일으킨다. 가장 무기력했던 시절, 난 그의 책을 품에 안고 다시금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지금도 넘어져 있는 나를 일으키는 건 하루키의 책이다. 그의 대단한 팬이라거나, 전작을 탐독했다거나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에게 빚을 진 채 살아간다는 것만은 부정할 수 없다. 책장에 꽂혀있는 그의 책들은 보고만 있어도 든든하다.
하루키는 집요하다. 그는 삶의 무게를 스스로 늘려 극한의 상황에서 태어난 작가다. 어쩌면 그 집요함이 나를 하루키로 이끌었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잘하는 것엔 자신이 없으나 꾸준히 하는 것에는 자신이 있다. 그와 동일하게 단거리가 아니라 장거리 러너의 체질을 타고난 탓이다. 나는 '탓'이라는 글자를 지우고 '덕'이라고 고쳐 써본다. 이제는 꾸준함이 재능이라는 것을 안다.
달리기.
학창 시절, 달리기를 제일 싫어했다. 어릴 적부터 바닥이었던 체력은 성장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그러던 내가 달리기에 꽂혀 한창 뛰던 시기가 있다. 가장 열심히 뛰었던 때는 한 시간가량을 쉬지 않고 달렸다. 물론 지금은 오래 쉬어서 1분만 뛰어도 숨을 고르기 바쁘다.
나는 괴로울 때 활자로 도망친다. 혹은 억지로 눈꺼풀에 힘을 주어 잠을 잔다. 가끔은 너무 커져 버린 생각들이 모든 것을 방해할 때가 있는데, 그럴 때면 무작정 밖으로 나가 뛴다. 뛰는 순간만은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는다. 본능에 몸을 맡긴 채 거친 숨을 뱉는다. 그렇게 땀을 잔뜩 흘리다 보면 신기하게도 대부분의 문제가 해결된다. 달리기에도 빚을 지며 살아가고 있는 셈이다.
.장거리.
우사인 볼트의 이름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장거리 달리기 최고 기록 선수에 대해선 잘 알지 못한다. 단거리 달리기는 육상 경기의 꽃이다. 그러나 나는 단거리에는 영 자신이 없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아래의 삶, 모두에게 인정받는 이름. 그런 것 역시 나와는 거리가 멀다.
어린 시절부터 착실히 쌓아온 것들이 내 삶을 이루고 있다. 재능과 능력의 한계에 좌절했던 시기가 무색할 만큼 아주 좋은 방향으로 천천히 삶을 일구어나가고 있다. 나는 지금처럼 천천히 오래 뛰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 누구와도 경쟁하지 않는 나만의 달리기에서 나만의 페이스로 꾸준히 달리고 싶다. 오랜 시간이 지난 뒤 삶을 돌아보는 그 순간에도 내 손에는 하루키의 책이 들려있지 않을까? 그 역시 오래 달려보아야 알 일이다.
책 속 한 문장
적어도 끝까지 걷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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