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살 것인가(유시민) : 유한한 삶, 무한한 오늘
Book 2021. 8. 28.
어떻게 살 것인가
저자 유시민 | 출판 생각의길 | 발매 2013.03.13
책 소개
정치인에서 자유인으로 돌아와 내놓은 유시민의 첫 번째 책. 정치인 유시민에 가려져 있었던 자연인 유시민의 사람과 자연, 사회와 역사에 대한 생각을 온전하게 보여준다. 이 책을 쓰는 작업은 그에게 자신의 미래를 새롭게 고민하고 설계하는 과정이었으며, 그는 책의 결론에 부합하는 결정을 내렸다. 바로 자기다운 삶, 자신이 원하는 인생을 살기로 한 것이다.
유시민은 이 책에서 자신이 살아온 지난 시기의 개인적 사회적 정치적 경험과 그에 대한 생각을 단편적으로 드러냈다. 고등학교 졸업반 시절의 일부터 대학 시절 야학 교사 활동을 거쳐 소위 ‘통합진보당 사태’와 18대 대통령 선거에 이르기까지, 어떤 감정과 생각이 자신의 삶을 지배했는지 이야기한다. 직업으로서의 정치를 그만두기로 한 이유, 그런 결정을 내리기까지의 고민을 보여준다. 그리고 자유인이 되어 어떤 삶을 살려고 하는지 솔직하고 소박하게 토로한다.
저자소개
유시민
스스로를 ‘지식 소매상’이라고 칭하는 작가.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했으나 경제학보다는 역사학, 철학, 문학에 관심이 더 많았다. 한때 정치와 행정에 몸담았다가 2013년부터 전업작가로 복귀했다.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 〈썰전〉, 〈방구석 1열〉 등 시사 비평이나 지식 콘텐츠를 담은 방송 프로그램에 종종 출연했다. 다양한 분야에 대한 관심, 경험을 바탕으로 많은 책을 썼고, 그중 다수가 베스트셀러가 됐다. 그동안 지은 책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 《국가란 무엇인가》 《나의 한국현대사》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청춘의 독서》 등이 있다.
❥ 유한한 삶, 무한한 오늘
.삶.
누구에게나 삶은 한 번씩 주어진다. 물론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말이다. 그래서일까? 사람들은 삶에 대해 많이 고민한다. 가장 대표적인 고민은 '왜 사는가'일 것이다. 알베르 카뮈의 "왜 자살하지 않는가"도 이러한 고민에 속한다. 그러나 나는 '죽고 싶다'거나 '왜 내가 죽지 않는지'에 대해서는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오히려 그 반대였다. 무조건 오래 살아남고 싶었다. 다시 말해, 나는 '왜 살아야 하는지'가 아니라 '어떻게 살 것인지'를 매일 고민해왔다. 제목부터 《어떻게 살 것인가》인 이 책은 나에게로 꽤 많은 해답을 가져다주었다.
좋아한다는 건 나의 에너지를 건강하게 쏟을 무언가가 있다는 뜻이다. 책을 읽고 나니 평생 "하고 싶어서 마음이 설레는 일"을 찾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운이 좋게도 이미 그것들을 몇 가지 찾은 것 같다. 물론, 그것으로 밥까지 벌어먹을 정도의 능력은 아직 되지 않고, 썩 잘하는지도 모르겠으나 적어도 좋아하는 일임은 확실하다.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나의 대답은 바로 여기에 있었다. 나는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갈고닦아 "열정적으로 남보다 잘"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다. 그러다 보면 그 일로 밥도 먹을 수 있지 않을까. "이것이 성공하는 인생 아니겠는가."(78쪽)
.죽음.
나는 살고 싶다. 눈을 뜨면 주어지는 하루가 축복같이 느껴진다. 새벽 공기 속에 좋아하는 노래를 들으며 땅을 밟고 나아가는 기분이 좋다. 루틴이 같아, 몇 번이고 마주치는 사람들에게는 속으로 반갑게 인사를 한다. 밥을 차려 먹고, 좋아하는 간식과 함께 커피를 마신다. 멍하니 앉아있다가 갑자기 책상으로 달려가 글을 쓰기도 하고, 침대에 드러누워 책을 읽기도 한다. 그러다가 까무룩 잠이 들고… 다시 일어나 책을 읽고. 가끔은 충동적으로 외출해 동네 이곳저곳을 돌아다닌다. 이렇게 가득 찬 하루를 보낸 날은 뿌듯함에 미소가 절로 지어지고, 그렇지 않은 날도 잘 쉬었다며 기분 좋은 마음을 안고 잠에 든다. 그러니 나에게 '살고 싶다'는 말은 죽음이 두렵다는 의미가 아니다. 그저 행복한 날을 하루라도 더 경험하고 싶다는 뜻이다.
그러나 삶은 유한하다. "하루의 삶은 하루만큼의 죽음이다."(47쪽) 그래서 지금이 너무 만족스럽다는 이유로 죽음을 외면하지 않으려 노력한다. 항상 마지막을 그리며 오늘의 감사함을 곱절로 느낀다. 모든 마지막이 그렇듯 아쉬움이 남겠지만 후회와 안타까움은 없는 삶으로 매듭짓고 싶어 몸을 움직인다. 나에게 마지막이 찾아온다면 매일 밤 잠에 들듯이 다음을 기약하는 설레는 마음을 가지고 눈을 감고 싶다. 오늘 하루도, 내 삶도 이만하면 만족스럽다고 말하면서 말이다.
.오늘.
과제를 마감일에 겨우 맞춰 제출하거나, 시험 하루 전 벼락치기를 해본 경험이 있다. 허둥지둥. 제정신이 아닌 상태로 마무리 짓는 데 급급했다. 결과는 나쁘지는 않았다. 그래서 더 후회했다. 더 잘 할 수 있었는데, 조금의 시간이 더 주어졌다면… 하고 말이다. 삶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든다. 다른 점이 있다면 죽음에는 정확한 날짜가 적혀있지 않다는 점이다. 그러니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죽음을 대비해 미리미리 하는 수밖에 없다. 지금 당장 죽음을 떠올렸을 때 생각나는 얼굴들에 자주 안부를 전하자. 하지 못해 후회로 남은 것 같은 일들을 지금부터라도 조금씩 시도해보자. 좋아하는 일을 질릴 때까지 실컷 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마음을 전하자.
나는 오늘처럼 내일도, 내가 좋아하는 것들과 해야 할 일들을 하며 살 것이다. 자기 전에는 '오늘은 어떤 하루를 보냈나' 복기해보고 더 나은 내일을 위한 계획을 짤 것이다. 매 순간 '어떻게 살 것인가'를 고민하며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조금씩 몸을 움직일 것이다.
잠들기 직전, 또 한걸음 다가온 죽음에 대해 떠올린다. 나는 죽음을 어떤 얼굴로, 어떤 표정으로 맞이하게 될까. 곰곰이 생각해봐도 가득 찬 사랑과 약간의 아쉬움이 뒤섞인 표정이 제격인 듯싶다.
책 속 한 문장
더 진지하게 죽음을 생각할수록
삶은 더 큰 축복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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