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 만한 인간(박정민) : 좋아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Book 2021. 8. 21.
쓸 만한 인간
저자 박정민 | 출판 상상출판 | 발매 2019.09.02
책 소개
배우 박정민의 <쓸 만한 인간>이 3년여 만에 개정증보판으로 돌아왔다. 영화 [파수꾼]의 홍보용 블로그에 촬영 비하인드 스토리를 연재하면서 '글 좀 쓰는 배우'로 이름을 알렸던 그는 2013년부터 매거진 「topclass」에 칼럼을 실으며 독자층을 넓혀 갔다.
'말로 기쁘게 한다'는 뜻의 언희(言喜)라는 필명처럼 재치 있는 필력과 유머러스한 이야기는 많은 사람들을 사로잡았고, 그 글을 모아 출간된 <쓸 만한 인간>은 '위로가 필요할 때마다 찾게 되는 책' '나에게도, 누군가에게도 너무나 좋은 선물이 될 책' '유쾌하지만 결코 가볍지 않다' 등 공감과 위로를 자아내며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았다. 여기에 새 글과 일러스트를 더해 3년 만에 개정증보판으로 출간됐다.
이번 개정증보판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박정민이 직접 쓰고 그린 일러스트와 손글씨가 추가됐다는 점이다. '글을 말로 옮기는 일을 하다가 말을 글로 옮기고 싶어졌다'고 말했던 그가 이번에는 일러스트까지 더해 좀 더 솔직한 자신의 이야기를 담았다.
또한 작가 특유의 유머러스한 문체를 유지하면서도 시간이 흐름을 반영하기 위해 문장을 꼼꼼하게 다시 들여다보며 수정하는 작업을 거쳤다. 기존 도서에는 실리지 않았던 「topclass」 연재분은 물론, 최근의 기록까지 총 9편의 글도 새롭게 수록됐다.
저자소개
박정민
1987년 충주에서 태어나 가히 모범적이라 할 수 있는 학창 시절을 보냈다. 2005년 고려대학교 인문학부에 입학했으나 연기를 ‘제대로’ 하고 싶다는 열망으로 자퇴를 했다. 이후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입학해 몇 편의 단편영화를 거쳐, 2011년 독립영화 〈파수꾼〉으로 데뷔했다. 〈전설의 주먹〉 〈동주〉 〈그것만이 내 세상〉 〈변산〉 〈사바하〉 〈타짜: 원 아이드 잭〉 등의 영화에 출연하였고, 〈너희들은 포위됐다〉 〈안투라지〉 등의 드라마와 〈키사라기 미키짱〉 〈G코드의 탈출〉 등의 연극 무대에도 올랐다. ‘말로 기쁘게 한다.’는 뜻의 언희(言喜)라는 필명으로 2013년부터 매거진 〈topclass〉에 칼럼을 연재하기도 했다.
❥ 좋아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솔직함.
타인의 삶을 연기하는 배우가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 흥미로워 책을 펼쳤다. 나와 완전히 다른 인생을 살아나가는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는다는 건 언제나 설레는 일이다. 박정민 배우의 《쓸 만한 인간》은 '그냥 보통 사람들이 살 법한 인생을 보통 사람들도 쓸 법한 문장으로 적은 종이 뭉치'라는 그의 표현에서 알 수 있듯, 보통의 삶을 적어 내린 책이다. 책을 읽는 내내 그와 마주 보고 앉아 대화하는 느낌이 들었다. 마이너, 비주류, 실패. 그는 그를 따라다녔던 꼬리표에 유쾌하게 대응하며 솔직한 마음을 털어놓는다. 책 곳곳에 스며있는 위트에 웃기도 하고, 위로에 마음이 따뜻해지기도 했다.
나는 말과 글을 좋아한다. 말에서는 진심이 묻어나와 좋다면, 글에서는 조금 더 솔직할 수 있어 좋다. 특히 조금 더 개인적이고, 솔직한 이야기를 털어놓으면서 자신이 느낀 것들을 건네는 글이 좋다. 이 책은 정말 솔직하고 담백하다. 그는 자신이 이룬 것들을 과시하려 하지도 않고, 자신의 아픔을 미화하지도 않는다. 그저 자신이 느낀 감정을 그대로 드러낸다. '원래 인생이라는 게 내 위주로 편집되는 것 아니겠는가'와 같은 구절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게다가 운이 좋게도 개크코드까지 잘 맞아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열정.
그가 열정적인 사람이라는 건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 진학한 대학을 자퇴했다던가,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에서 맡은 배역의 연기를 해내기 위해 직접 피아노를 연습했다는 등의 이야기를 통해서 말이다. 글에도 역시 녹아 있는 그의 열정은 내 삶을 돌아보게 만들어 주었다.
잘하는 일, 못 하는 일, 좋아하는 일, 싫어하는 일. 이 네 가지의 경계에 대해 생각하다 보면 유시민 작가의 글이 한 구절이 떠오른다. "하고 싶어서 마음이 설레는 일을 하자. 그 일을 열정적으로 남보다 잘하자. 그리고 그걸로 밥도 먹자. 이것이 성공하는 인생 아니겠는가." 박정민 배우는 좋아하는 연기를 하고, 그 일을 열정적으로 남보다 잘하고, 그걸로 밥도 먹고 있으니 얼마나 성공한 인생인가. 남의 삶을 논하는 것은 좋은 습관이 아니지만, 좋아하는 일을 잘 하는 사람들을 보면 마음 깊은 곳에서 부러운 마음이 올라와 '성공한 인생'이라고 칭하고 싶어진다.
이건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이 아닌데 그저 좋아한다는 이유 하나로 집착하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순간이 찾아온다. 4부 상
쉽지만은 않겠지만 좋아하는 일과 그에 대한 열정으로 삶을 가득 채워나가고 싶다. 싫어하는 것들을 붙잡고 호화롭게 사느니, 좋아하는 것들을 껴안고 소박하게 살고 싶다. 책 속 구절처럼 '이건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이 아닌데 그저 좋아한다는 이유 하나로 집착하고 있는 건 아닐까' 고민하는 순간이 내게도 찾아올 것이다. 그럼 나는 다시 이 책을 펼쳐 나에게 말해줄 것이다. 좋아한다는 이유 하나만 있다면 그 무엇도 필요하지 않다고 말이다.
출처
1. 유시민, 『어떻게 살 것인가』, 생각의길(2013), 78쪽
책 속 한 문장
떠나보내는 것이 힘들어
다시 너의 이름을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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