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 만한 인간(박정민) : 좋아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Book 2021. 8. 21.
쓸 만한 인간
저자 박정민 | 출판 상상출판 | 발매 2019.09.02
> 좋아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솔직함.
타인의 삶을 연기하는 배우가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 흥미로워 책을 펼쳤다. 나와 완전히 다른 인생을 살아나가는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는다는 건 언제나 설레는 일이다. 박정민 배우의 《쓸 만한 인간》은 '그냥 보통 사람들이 살 법한 인생을 보통 사람들도 쓸 법한 문장으로 적은 종이 뭉치'라는 그의 표현에서 알 수 있듯, 보통의 삶을 적어 내린 책이다. 책을 읽는 내내 그와 마주 보고 앉아 대화하는 느낌이 들었다. 마이너, 비주류, 실패. 그는 그를 따라다녔던 꼬리표에 유쾌하게 대응하며 솔직한 마음을 털어놓는다. 책 곳곳에 스며있는 위트에 웃기도 하고, 위로에 마음이 따뜻해지기도 했다.
나는 말과 글을 좋아한다. 말에서는 진심이 묻어나와 좋다면, 글에서는 조금 더 솔직할 수 있어 좋다. 특히 조금 더 개인적이고, 솔직한 이야기를 털어놓으면서 자신이 느낀 것들을 건네는 글이 좋다. 이 책은 정말 솔직하고 담백하다. 그는 자신이 이룬 것들을 과시하려 하지도 않고, 자신의 아픔을 미화하지도 않는다. 그저 자신이 느낀 감정을 그대로 드러낸다. '원래 인생이라는 게 내 위주로 편집되는 것 아니겠는가'와 같은 구절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게다가 운이 좋게도 개크코드까지 잘 맞아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열정.
그가 열정적인 사람이라는 건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 진학한 대학을 자퇴했다던가,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에서 맡은 배역의 연기를 해내기 위해 직접 피아노를 연습했다는 등의 이야기를 통해서 말이다. 글에도 역시 녹아 있는 그의 열정은 내 삶을 돌아보게 만들어 주었다.
잘하는 일, 못 하는 일, 좋아하는 일, 싫어하는 일. 이 네 가지의 경계에 대해 생각하다 보면 유시민 작가의 글이 한 구절이 떠오른다. "하고 싶어서 마음이 설레는 일을 하자. 그 일을 열정적으로 남보다 잘하자. 그리고 그걸로 밥도 먹자. 이것이 성공하는 인생 아니겠는가." 박정민 배우는 좋아하는 연기를 하고, 그 일을 열정적으로 남보다 잘하고, 그걸로 밥도 먹고 있으니 얼마나 성공한 인생인가. 남의 삶을 논하는 것은 좋은 습관이 아니지만, 좋아하는 일을 잘 하는 사람들을 보면 마음 깊은 곳에서 부러운 마음이 올라와 '성공한 인생'이라고 칭하고 싶어진다.
이건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이 아닌데 그저 좋아한다는 이유 하나로 집착하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순간이 찾아온다. 4부 상
쉽지만은 않겠지만 좋아하는 일과 그에 대한 열정으로 삶을 가득 채워나가고 싶다. 싫어하는 것들을 붙잡고 호화롭게 사느니, 좋아하는 것들을 껴안고 소박하게 살고 싶다. 책 속 구절처럼 '이건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이 아닌데 그저 좋아한다는 이유 하나로 집착하고 있는 건 아닐까' 고민하는 순간이 내게도 찾아올 것이다. 그럼 나는 다시 이 책을 펼쳐 나에게 말해줄 것이다. 좋아한다는 이유 하나만 있다면 그 무엇도 필요하지 않다고 말이다.
출처
1. 유시민, 『어떻게 살 것인가』, 생각의길(2013), 78쪽


책 속 한 문장
떠나보내는 것이 힘들어
다시 너의 이름을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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