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자의 집 청소(김완) : 따뜻한 마지막을 꿈꾼다
Book 2021. 6. 20.
죽은 자의 집 청소
저자 김완 | 출판 김영사 | 발매 2020.05.30
책 소개
수많은 언론이 집중 조명한 어느 특수청소부의 에세이. 누군가 홀로 죽은 집, 쓰레기가 산처럼 쌓인 집, 오물이나 동물 사체로 가득한 집…. 쉽사리 볼 수도, 치울 수 없는 곳을 청소하는 특수청소업체 '하드웍스' 대표 김완의 특별한 죽음 이야기.
'특수'청소라는 표현에서 알 수 있듯 그의 일터엔 남다른 사연이 가득하다. 자살 직전에 분리수거를 한 사람, 자신의 세간을 청소하는 '비용'을 물은 뒤 자살한 사람 등. 현장 이야기를 주로 다루는 1장에는 픽션이라고 생각될 만큼 비현실적인 현실 이야기가 펼쳐지고, 2장에선 특수청소부로서 느낀 힘듦과 보람부터 직업병, 귀신에 대한 오컬트적인 이야기까지 다채로운 에피소드로 그가 하는 일을 생생히 전한다.
현장에 서 있는 듯한 간접 체험을 제대로 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어떻게 살 것인가' '어떤 죽음을 맞이할 것인가'를 고민하게 만드는 책. 특수청소부의 일을 통해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소중한 자리를 마련한다.
저자소개
김완
서울에서 태어나 부산에서 자랐고, 대학에서 시詩를 전공했다. 출판과 트렌드 산업 분야에서 일하다가 전업 작가로 살고자 삼십 대 후반에 돌연 산골 생활을 시작했다. 그 후 몇 년 동안 일본에 머물며 취재와 집필을 하면서 죽은 이가 남긴 것과 그 자리를 수습하는 일에 관심을 두게 되었다. 동일본대지진을 겪은 후 귀국하여 특수청소 서비스회사 ‘하드웍스’를 설립하여 일하고 있으며 그가
목차
프롤로그 문을 열고 첫 번째 스텝
1장. 홀로 떠난 곳을 청소하며
2장. 조금은 특별한 일을 합니다
에필로그
❥ 따뜻한 마지막을 꿈꾼다
.죽음.
자, 이제 전등을 끄겠습니다. 프롤로그
나는 항상 마지막이 두렵다. 끝이 있다는 사실이 괴로울 때가 있다. 죽음은 모든 마지막 중에 가장 마지막. 그래서 나는 죽음이 두렵다.
그러던 어느 날 마침내 죽음에 이르렀고, 사람들은 그제야 비로소 그를 찾아내 바깥세상으로 끄집어냈다. 1장. 홀로 떠난 곳을 청소하며 : 이불 속의 세계
스스로 죽음을 택한 사람들이 있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보다 현실에 대한 버거움이 더 컸던 거겠지. 내가 감히 이해할 수도 없는 감정들을 끌어안은 채 눈 감은 이들의 얼굴을 찬찬히 떠올려본다. 또,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이들의 온기를 떠올려 본다. 끝으로, 그들의 마지막을 함께한 저자와 같은 이들을 떠올린다. 그리움, 두려움 그 어떤 단어로도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이 나를 채울 때 나는 마음이 울컥거린다.
.사람.
지금 여기에서 내가 외롭다면 또 다른 누군가도 어딘가에서 홀로 외로울 것이다. 2장. 조금은 특별한 일을 합니다 : 흉가의 탄생
사랑이 가득한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늘 바란다. 세상에는 조금의 사랑만 있었다면 해결되었을 일이 너무 많다. 개인주의를 넘어 이기주의 성향이 가득 찬 세상이 가끔은 너무나 밉기도 하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내가 가진 사랑을 부지런히 나누는 일뿐이다. 하루아침에 세상이 바뀌지는 않겠지만 계속해서 포기하지 않고 싶다. 사람의 체온을 지켜내기 위해서는 사랑의 온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상처.
동전의 양면처럼 서로 등을 맞댔을 뿐, 사람의 생명과 죽음은 결국 한 몸통이고 그중 하나를 떼놓고는 절대 성립하지 않는다. 태어나는 순간부터 죽음을 향해 쉬지 않고 나아가는 것, 그것이 우리 인생, 인간 존재의 아이러니다. 2장. 조금은 특별한 일을 합니다 : 호모 파베르
상처의 종류는 다양하다. 아물고 나면 어디가 아팠냐는 듯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상처가 있는가 하면, 몇 년이 지나도 몸에 흉터로 남아있는 상처들이 있다. 내 몸 구석구석에 자리 잡은 흉터들을 매만지며 항상 생각해왔다. 이것들을 잘 안고 살아가는 것은 오롯이 내 몫이라고.
언젠가 죽은 이가 숨을 거두고 한참 뒤에 발견된 화장실에서 수도꼭지에 낀 얼룩을 닦으면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우리는 누군가의 도움 없이 살아갈 수 없다고. 에필로그
나는 강한 사람이다. 하지만 절대 나 혼자만으로는 강할 수 없다는 것을 안다. 나와 타인 사이에 오가는 사랑, 그 사랑이 주는 온기 속에서 나는 정말로 강할 수 있다. 그리고, 모두가 강해질 수 있었으면 한다. 그 누구도 아프지 않고, 구석구석 받은 온기에 따뜻한 하루를 보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나는 앞으로도 내가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온기를 나누려고 애쓸 것이다. 다정한 안부가, 잠깐 맞잡은 손이, 그런 사소한 다정들이 세상을 바꾸리라 나는 믿는다.
책 속 한 문장
수도꼭지에 낀 얼룩을 닦으면서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우리는 누군가의 도움 없이 살아갈 수 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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