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급생(프레드 울만) : 영원한 것은 없기에 변할 수 있다

Book 2021. 1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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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급생

저자 프레드 울만(지은이), 황보석(옮긴이) | 출판 열린책들 | 발매 2017.02.10

원제: Reunion(1971)


 

 

 

책 소개

나치즘과 홀로코스트의 시대를 다룬 소설 중에서 가장 유명하고 지금까지 널리 읽히는 책의 하나인 <동급생>. 1930년대 독일 슈투트가르트를 배경으로 유대인 소년과 독일 귀족 소년의 우정을 그린 프레드 울만의 소설이다. 작가 아서 케스틀러가 "작은 걸작"이라 평가하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고, 아카데미 프랑세즈 회원이자 「르 피가로」 주필이었던 장 도르메송이 "눈물을 펑펑 쏟으며 울었다"고 고백한 바 있다.

사춘기 두 소년이 우정을 형성해 가는 과정을 생동감 있게 묘사했다. 독일 서남부 지역의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펼쳐지는 두 소년의 우정 이야기는 히틀러와 나치즘이 대두하는 시대적 배경과 절묘하게 병치되어, 독자들을 제2차 세계 대전의 잔학상에 나뒹굴게 하지 않고도 인간의 추악함과 숭고함을 선명하게 드러내 준다. 1년 남짓한 시간 동안 강렬하게 형성된 두 소년의 우정처럼, 이 책 역시 짧지만 강렬하다.

작가 프레드 울만은 원래 독일에서 태어났지만 히틀러를 피해 영국에 정착한 화가이다. 그가 70세가 다 되어 발표한 작품인 <동급생>은 1971년 첫 출간 당시에는 별 주목을 받지 못하다가 1977년 아서 케스틀러의 서문과 함께 재출간되면서 큰 반향을 얻었고, 전 세계 20개 이상 언어로 번역되어 현대의 고전 중 하나가 되었다. 이후 수십 년 동안 유럽 청소년들이 꼭 읽어야 할 책으로 자리 잡았고 여러 나라에서 필독 도서와 추천 도서로 선정되어 유럽에서만 매년 10만 부 이상 판매된다.

 

 

 

저자소개

프레드 울만 (Fred Uhlman) (지은이)
1901년 독일 슈투트가르트의 중산층 유대계 가정에서 태어났다.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했으며 히틀러가 집권한 후 1933년 독일을 떠나야 했다. 처음에 프랑스로 망명한 그는 그림으로 생계를 꾸리며 화가로서의 경력을 쌓았고 1935년 파리에서 첫 번째 개인전을 열었다. 1936년에는 스페인으로 갔으나 스페인 내전이 발발하여 다시 그곳을 떠나야 했다. 같은 해 9월 영국으로 건너가 정착했고 1985년 런던에서 세상을 떠났다.
황보석 (옮긴이)
1953년 충북 청주에서 출생하여, 서울대학교 불어교육과를 졸업하였으며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폴 오스터의 『기록실로의 여행』, 『공중 곡예사』, 『거대한 괴물』, 『달의 궁전』, 『우연의 음악』, 『고독의 발명』, 『뉴욕 3부작』, 『환상의 책』, 『신탁의 밤』, 『브루클린 풍자극』, 막심 고리끼의 『끌림 쌈긴의 생애』, 피터 메일의 『내 안의 프로방스』, 친기즈 아이뜨마또프의 『백년보다 긴 하루』, 시배스천 폭스의 『새의 노래』 등 다수가 있다.

 

 

 

 

 

 

 

❥ 영원은 없기에 변할 수 있다


.우정.

 

 스친 인연이 평생을 함께할 동반자가 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한때는 나란히 하던 마음이 서로 상처를 남긴 채 어긋나버리기도 한다. 그러니 사람의 연은 한 치 앞도 알 수 없다. 프레드 울만의 《동급생》은 유대인 소년과 독일 귀족 소년 사이의 우정을 그린 소설이다. 나치즘과 홀로코스트 시대를 겪으며 변화하는 그들의 우정은 슬프기도, 화가 나기도, 안타깝기도 하다.

 

 

 내가 살면서 가장 많이 경험한 감정은 우정일 것이다. 몇 년째 인연을 이어가고 있는 친구들을 포함해, 사랑으로 묶인 가족 안에서도 우정을 느낀다. 우리는 가치관, 자라온 환경, 생각, 사람을 대하는 방식 등 모든 것이 시간에 비례해 닮아간다. 이는 신비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진솔한 대화, 약간의 유머를 곁들인 사소한 언어들을 통해 나만이 가진 것들을 공유하고 나눌 때마다 우정이라는 단어의 크기는 불어난다. 그것은 보이지 않은 손을 꽉 잡은 느낌이다. 뒤를 돌았어도, 의도치 않게 손을 놓치더라도, 어딘가에서 내 등을 받쳐주고 있는 것 같은 알 수 없는 힘을 전달해준다.

 

 


.영원.

 

 인연의 시작과 끝도 예측할 수 없다. 우정도 예외는 아니다. 사소한 것들이 만든 균열이 마음의 문을 닫게 만들고, 한순간의 말이나 돌이킬 수 없는 실수가 단단한 우정을 무너뜨리기도 한다.

 

 

 책 속 인물인 슈베르츠는 아마 자신의 집에 초대하지 않는 호엔펠스의 행동에 묘한 거리감을 느꼈으리라. 이 미묘한 거리감은 슈베르츠 마음에 균열을 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나치'라는 거대한 돌덩이가 그의 마음에 커다란 구멍을 만들었다. 3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음에도 그 상처는 완전히 아물지 못한 채 깊은 곳에 남아 있다. 이름 몇 자에도 마음이 쿵 하고 내려앉는 그의 모습에서 상처의 크기를 어렴풋이 가늠해본다. 잊고 있던 얼굴을 떠올리자 과거와 현재까지 이어지는 상처가 맞물려 그의 발목을 잡는다.

 

 

 모든 것은 영원할 수 없다. 따라서 인연 역시도 영원할 수 없다. 그러나 그 후유증만은 그렇지 않다는 느낌이 든다. 이 후유증은 영원의 모양을 닮았다. 영원의 존재를 믿지 않으면서 어느 정도 그것을 느낄 수 있다는 이 모순은 사람과의 인연이 얼마나 어렵고 복잡한 일인지 반증하는 것 같아 묘연해진다.

 

 


.변화.

 

 '영원'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은 절망스러운 상황이 아니다. 영원하지 않다는 것은 언제든 변할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책 속 반전이 이를 증명하며, 책을 읽어본 이라면 이 의견에 모두 동의할 것이라 생각한다.

 

 

 나 역시도 참 많이 변했다. 기억 속 흐려져 가는 모든 인연과 여전히 내 옆에 함께하는 사람들 또한 많이 변했을 거다. 그러니 짧은 시간 동안 경험한 한 사람의 일부를 미워하는 일이 얼마나 무의미한 일인지 조금은 알 것 같다.

 

 

 그럼에도 사람은 어렵다. 여전히 듣기만 해도 온몸에 긴장을 불어넣는 이름들이 있다. 생각만으로도 아득해져 눈을 감고 싶어지는 얼굴들이 있다. 어떤 사람의 취향과 추억은 가끔 나를 옭아매어 멈칫하게 만든다. 이 때문인지 나와 어긋나버린 모든 이들이 변화할 수 있다는 사실은 너무나 당연하게 알고 있음에도 완전히 받아들이기가 어렵다. 그러나 그들을 이해하는 것은 아무리 오랜 시간이 걸린 데도, 내가 진정으로 해내고 싶은 일이기도 하다. 영원한 것이 없다면 영원히 이루지 못할 일도 없기에.


 


 

책 속 한 문장

 

그는 1932년 2월에 내 삶으로 들어와서
다시는 떠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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