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지구는 없다(타일러 라쉬) : 지구, 애써 무시해왔던 작은 상자 바깥의 세계

Book 2021. 9.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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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재 지구는 없다

저자 타일러 라쉬(지은이), 이영란(감수) | 출판 알에이치코리아(RHK) | 발매 2020.07.15


 

 

 

책 소개

방송계의 대표적인 ‘언어 천재’, ‘뇌섹남’으로 통하는 타일러 라쉬의 첫 단독 도서이다. 기후위기 해결은 타일러의 오랜 꿈으로, 환경은 그가 오랫동안 품어온 화두다. 타일러는 2016년부터 WWF(세계자연기금) 홍보대사로 활동하며 환경 문제의 심각성을 알려왔다.

《두 번째 지구는 없다》를 통해 타일러는 자연과 단절된 현대인을 ‘빅박스스토어’에 갇힌 채 일평생을 살아온 사람에 비유한다. 인공 시설과 인간이 만든 시스템을 단단하고 영구적인 것처럼 여기며, 인간이 자연의 일부이며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외면한다는 지적이다. 수도를 열면 물이 쏟아지지만, 그 물이 어디에서 왔는지 궁금해하지 않고, 우리가 숨 쉬는 공기가 어디에서 만들어졌는지 궁금해하지 않는다. 산업과 소비가 자연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지 않으며, 그 결과 인간은 기후위기를 유발해 지구상 모든 생명체를 멸종 위기로 빠뜨리고 있다.

 

 

 

저자소개

타일러 라쉬 (지은이) 
미국 출신 방송인.
시카고대학교에서 국제학,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외교학을 전공했다. JTBC 〈비정상회담〉을 통해 8개 국어를 하는 언어 천재, ‘뇌섹남’의 모습을 대중에 각인시켰다. 이후 〈문제적 남자〉,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등에 출연하며 방송인으로서 입지를 다졌다. 어린 시절부터 환경에 관심을 두고 2016년부터 WWF(세계자연기금)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다.
이영란 (감수)
WWF(세계자연기금) 한국본부 해양보전팀장, 건국대학교 수의학과 겸임 교수. 동물병원 수의사로 일하다가 해양포유류에 빠져 고래연구센터 등에서 근무했다. 해양 생태계를 보전하는 일이 지구를 지키는 방법이라 믿는다.

 

 

 

 

 

 

 

❥ 지구, 애써 무시해왔던 작은 상자 바깥의 세계


.자연.

 

 내 삶은 자연과 멀어지고 있다. 푸른 하늘 밑, 산이 뿜어내는 상쾌한 공기를 마시던 어린 시절은 까마득하다. 이제는 창문을 열기 전에 미세먼지 농도를 확인해야 하고, 마스크가 없이는 외출도 할 수 없게 되었다. 별과 같은 자연을 보기 위해서는 수많은 환경오염을 일으키며 특정 장소로 이동해야 한다. 예전에는 내가 그저 자연과 먼 곳으로 떠나왔다고 생각했다. 내가 원하면 언제든 자연과 가까운 삶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말이다. 그러나 이제는 이것이 틀렸다는 걸 너무나도 잘 안다. 인간이 돌아갈 자연은 사라지고 있다. 삶의 터전인 지구가 끝도 없이 망가지고 있다.

 

 

 "내가 완벽하지 않다는 게 목소리를 내지 못할 이유가 될 수 없다"며 절박한 마음을 담은 이 책은 독자를 움직이게 하는 힘이 있다. 저자는 자연이 인간의 소유물이 아니라 인간이 자연의 일부임을 지적한다. 또한 다양한 환경 문제를 언급하며 그 심각성을 상기시킨다. 무엇보다 그의 솔선수범이 대변하는 진심은 마음을 울리기까지 한다. 판타지 영화나 SF 소설 속 이야기가 아니다. 모든 사람이 발 벗고 나서 지구를 지켜야 한다.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우리는 숨 쉴 수 있는 지구를 보존할 수 있을까.

 


.채식.

 

 환경을 위해 개인이 할 수 있는 일 중 가장 확실한 것은 채식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웬만하면 육류를 구매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다양한 이유와 핑계 앞에서 내 신념은 좌절될 때가 많지만, 그래도 예전에 비하면 눈에 띄게 줄었다. 못해도 격일 채식은 유지하려고 애쓰고 있다.

 

 

 내 주변에는 '페스코 베지테리언'을 선언하고 몇 년간 유지하고 있는 지인이 있다. 그의 입으로 전해 듣는 삶은 굉장히 불편했다. 그는 회사 점심시간에 무조건 도시락을 싸간다. 회사 구내식당 메뉴는 한정적이고, 모두 육류가 포함된다고 했다. 눈에 보이는 육류가 없어도, 국의 육수를 내기 위해 고기를 사용하는 등 보이지 않는 육류를 피하느라 한동안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고 호소했다. 가끔 다 같이 음식을 먹는 날이면 메뉴판 사이에서 먹을 수 있는 음식을 골라내며 눈치를 보다가 결국 '속이 안 좋다'는 등의 핑계로 식사 자리를 피하는 날도 있었다고 했다. 배달음식을 먹으려 해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피자 위의 고기와 치즈 등이 그의 발목을 잡는다. 고기를 빼달라는 요청사항을 적었음에도 보편적인 경우가 아니어서 그런지 고기가 얹힌 피자가 배달오기 일쑤였다. "우리의 미래를 위한다면 채식이 이렇게 불편하면 안 되는 것 아닌가." 끝도 없는 불편함 속에 살아가는 채식주의자들의 이야기가 들려올 때면 아직도 나아갈 길이 먼 것 같아 지구의 평안이 까마득하게 느껴지곤 한다.

 


.지구.

 

 집에서 캡슐 커피를 내려 마시는 것을 즐긴다. 어느 날, 다 사용한 캡슐커피의 분리배출 방법을 검색했다. 답변은 절망적이었다. 분리배출이 어려우니 그냥 일반 쓰레기로 버리라는 것이었다. 쌓아둔 캡슐커피 쓰레기가 그렇게 미워 보일 수가 없었다. 허무했다. 그 뒤로 커피를 내려 마실 때마다 지구에 빚진 기분이 든다. "분리수거, 분리배출, 전기를 아껴 쓰는 것, 기본이지만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다." 그런데 기본도 지키지 못하게 자꾸 무언가가 가로막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채식과 마찬가지로 우리 미래를 위한 일이 이렇게 불편하면 안 되는 것이 아닌가?

 

 

 가끔은 자연이 정말로 그립다. 인공적으로 만든 폭포와 억지로 줄 맞춰 심어진 식물들이 아니라, 자유롭게 흘러가는 물결과 작은 생명이 서로의 손을 잡고 이루어낸 숲의 위엄이 그립다. 셀 수도 없는 시간 동안 지구를 지켜온 자연이 인간들에 의해 부서지고 있다. 인간은 얼마 남지 않은 그들의 흔적마저 자꾸 지우고, 자본주의의 산물을 올려세운다.

 

 

 사람들은 수도꼭지만 열면 나오는 수돗물과 숨 쉬듯 사용하고 있는 전기가 어디서 오는지 알지 못한다. 자신들이 버린 쓰레기가 어디로 가는지, 식탁 위의 음식들이 얼마나 많은 오염을 낳고 이 자리에 올랐는지 알지 못한다. 심지어 알고 싶어 하지 않는 것만 같다. 그러나 이제는 움직여야 한다. 권유가 아니라 의무다. 체감되지 않을지 모르지만, 지구는 절박한 상황에 놓여있다. 우리가 애써 무시하고 갇혀 있던 작은 상자 바깥의 큰 상자, 지구를 바라보아야 할 때다. "우리는 자연의 일부이다." 우리가 감히 망가뜨려 왔던 자연을 되돌려놓는 것. 그것은 우리 모두의 몫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책 속 한 문장

 

지금 상황이 얼마나 절박한데,
고작 목소리 내길 주저하겠는가.
내가 완벽하지 않다는 게
목소리를 못 낼 이유는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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