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김하나/황선우) : 독립적인 '나'가 모여 '함께' 만드는 삶

Book 2021. 9.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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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저자 김하나, 황선우 | 출판 위즈덤하우스 | 발매 2019.02.22


 

 

 

책 소개

1인 싱글 가구 540만 명의 시대, 1인 가구 수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셰어하우스 등 다양한 주거 형태와 문화가 나타나고 있다. 인간 생활의 3대 기본 요소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집. 마음이야 잡지에 나오는 멋진 집에서 살고 싶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늘 가벼운 통장과 타협하며 애써 모른 척, 만족하는 척 합리화하며 살아간다.

그리고 말한다, 몇 년 후엔 좀 더 좋은 집에서 살 수 있겠지. 이런 우리에게도 지금보다 넓은 집, 마음에 드는 동네에 살 기회가 생긴다고 한다면 그것은 바로 결혼일 것이다. 그런데 결혼을 하지 않는다면? 영영 이렇게 작은 집을 전전하며 살 수밖에 없는 걸까?

여기 셰어하우스와는 또 다른, 새로운 대안의 삶이 될 수 있는 이들이 있다. 바로 김하나와 황선우. 완벽한 싱글 라이프를 즐기던 두 여자, 하지만 4인 가족이 기준인 이 나라에서 살아갈수록 아쉬웠다. 그래서 궁리했고, 각자 키우던 고양이 두 마리까지 함께 두 사람과 네 고양이가 한집에 살게 되었다.

각자의 싱글 라이프부터 함께 살게 되기까지의 과정, 둘이 살기 시작하면서 겪은 웃픈 에피소드들, 피할 수 없는 골치 아픈 문제와 그 해결 방법 등 결혼뿐 아니라 어떤 형태의 공동체든 한집에 사는 사람들이 겪게 될 현실적인 이야기들을 가감 없이 담았다. 슬쩍 들여다보아도 생활의 질이 월등히 좋아졌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는 이들의 삶, 유니콘 같은 존재인 동네 친구와 함께하는 삶을 들여다보자.

 

 

 

저자소개

김하나
읽고 쓰고 듣고 말하는 사람.
작가, 진행자. 제일기획, TBWA KOREA에서 카피라이터로 일했다. 《말하기를 말하기》,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공저)》, 《힘 빼기의 기술》, 《내가 정말 좋아하는 농담》, 《15도》를 썼고 예스24 팟캐스트 《책읽아웃-김하나의 측면돌파》를 진행중이다. 느긋하게 살면서 세상 속에서 아이디어를 발견하고 감탄하기를 좋아한다.
황선우
잡지 만들고 인터뷰하는 일을 20년 했고, 그중 패션매거진 《W Korea》에서 가장 오래 일했다. 지금은 프리랜서로 에디터 시절 배우고 익힌 콘텐츠 제작과 큐레이션 기술을 다양하게 활용하며 일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 〈펜유니온 TV〉를 운영하며, 쓴 책으로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김하나와 공저)가 있다.

 

 

 

 

 

 

 

❥ 독립적인 '나'가 모여 '함께' 만드는 삶


.조율.

 

 사람은 모두 다르다. 이 당연한 사실은 낯선 사람보다 익숙한 사람을 대할 때 더 와닿는다. 누구보다 잘 맞는다고 느낀 사람과 의견 충돌을 빚거나, 가치관 차이로 관계가 틀어지는 상황에 더욱더 그렇다. 어렸을 적에는 이런 갈등을 빚으면 새가 새로운 둥지를 찾아 떠나듯, 새로운 사람을 찾아 헤매곤 했다. 그러나 관계는 그런 식으로 맺어지는 것이 아니다. 내가 원하는 모든 면모를 갖춘 사람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제는 다름에도 같이 살 수 있고, 서로가 노력하면 잘 지낼 수 있다는 사실을 안다. 그러니 우리에게 필요한 건 새로운 둥지가 아니라 '조율'일 것이다. 한 발자국 뒤로 물러나 주고, '이해 불가능'이 '미움'으로 이어지지 않는 연습이 필요하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는 제목처럼 서로 다른 두 여자가 함께 살며 가족으로 나아가는 과정을 담았다. 책을 읽다 보면, 내가 갖추어야 할 '삶의 태도'에 대해 자문하게 된다.


.가족.

 

 가족은 무엇일까? 우리나라에서는 여전히 혈연 혹은 법적으로 묶여 있는 경우에만 가족으로 인정하고 있다. 그렇다고 모두가 원하는 대로 가족을 꾸릴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동성 애인이나 삶의 동반자는 법적인 관계로 인정받을 수 없으며, 당연하게도 가족의 범주에서 배제된다. 나의 가족을 내가 선택하지 못한다는 사실이 아이러니하기만 하다.

 

 

 시간이 지날수록 1인 가구가 늘어나고, '비혼'을 선언하는 젊은 세대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새로운 가족의 형태를 요구하게 된다. 내가 아플 때 앞집에 사는 나의 이웃이 보호자 역할을 해주고, 나 또한 그들이 위험에 처했을 때 도우며 사는 것, 그리고 이 모든 관계가 가족 안에 포함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여전히 법적 보호자 조건이 충족되지 않아 사랑하는 애인과 친구, 이웃을 돌보지 못하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가족에 대한 기준, 그리고 그에 대한 편견이 무너져야 "그 집합체인 사회에도 행복의 총합"이 늘어나게 되지 않을까?

 


.함께.

 

 어떤 한 사람을 알게 된다는 것은 내가 처음 보는 세계에 발을 들인다는 것이다. 그러니 책의 저자들은 한 지붕 아래에서 서로의 세계를 온전히 마주하게 된 셈이다. 부딪히기도 하고 가끔은 부서지기도 하면서 그들의 세계는 확장되었다. 또한, 어느 부분은 합쳐지고, 새로 생겨나기도 하면서 그들만의 세계를 꾸려냈다. 이러한 경험은 나 자신을 돌아보고, 타인과 의견을 조율하는 능력을 길러낼 뿐 아니라, 또 다른 타인을 대하는 태도에 영향을 미친다. 한 사람을 온전히 이해하고자 노력해본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다양하고 깊은 관계를 맺을 수 있는 힘을 가지게 된다.

 

 

 나는 혼자 사는 것이 좋다. 나만의 공간에서 사유하고, 온전한 나의 시간을 보내는 것이 행복하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 내가 그리던 미래는 '혼자'가 아니라 '독립'에 가깝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독립'은 '함께'와 공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만의 공간에서 손 뻗으면 닿을 거리에 이웃과 친구들이 머무는 동네, 피로 맺어지지는 않았으나 공통의 세계를 꾸려나가는 관계들, 독립된 주체인 '나'들이 모여 '함께'를 이루며 살아가는 사람들. 이제 나는 이러한 미래를 꿈꾼다. "혼자서는 더 빨리 갈 수 있지만 멀리 가려면 같이 가야 한다." 나는 여전히 내 손을 붙잡고 있는 사람들과 함께 서로 이해하고자 하는 의지를 잃지 않으면서 더 멀리 나아갈 것이다.

 


 


 

 

책 속 한 문장

 

어떤 사람을 이해한다고 해서
꼭 가까워지지는 않듯,
이해할 수 없는 사람도
곁에 두며 같이 살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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