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의 계보(프리드리히 니체) : 당신이 믿어온 '틀린' 도덕

Book 2021. 9.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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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의 계보

저자 프리드리히 니체(지은이), 박찬국(옮긴이) | 출판 아카넷 | 발매 2021.06.30

원제: Zur Genealogie der Moral: Eine Streitschrift

Friedrich Wilhelm Nietzsche


 

 

 

> 당신이 믿어온 '틀린' 도덕


.니체.

 

  모두가 당연하다고 여기는 것에 질문을 던지고 의문을 제기하는 이가 세상을 바꾼다고들 한다. 프리드리히 니체는 이 문장에 가장 잘 어울리는 사람이 아닐까. 이 책은 "전통 도덕을 향해서 니체가 던지는 다이너마이트이다." 또한 '도덕', '양심', '금욕주의' 등 고귀한 가치로 여겨진 수많은 것에 대한 선전포고이다. '망치를 든 철학자'라는 별명에 걸맞게 그는 모든 것들을 부수고 다시 새롭게 쌓아가는 과감함을 가감 없이 드러낸다.

 

 《도덕의 계보》는 세 가지 논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 논문에서는 '선과 악', '좋음과 나쁨'을 비교하며 2000년간 서양을 지배해온 도덕에 대해 고찰한다. 두 번째 논문에서는 '죄'와 '양심의 가책'의 기원을 거슬러 올라가면서 그것들의 본질적인 문제를 꼬집는다. 마지막 세 번째 논문에서는 '금욕주의적 이상'의 허상을 낱낱이 파헤치며 전통적 도덕의 실상을 고한다.


.도덕.

 

 니체는 약한 자들이 약하다는 것을 비난하는 것이 아니다. 양이 맹수에 비해서 약한 것이 도덕적으로 비난받을 일이 아닌 것처럼, 약한 자들이 약한 것은 도덕적으로 비난받을 일이 아니다. 그것은 자연의 사실이다. 니체가 비난하는 것은 이들이 자신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을 기만한다는 것이다. p.316, 역자 해제 

 

  니체는 '도덕', '양심의 가책', '죄의식', '금욕주의' 등 전통적인 도덕의 형태를 띤 앞선 단어들이 모두 약자의 입장에서 만들어진 것임을 주장한다. 스스로 강해질 수 없으니 강한 자들을 '악인'으로 만들어, 약자인 자신을 고귀한 인간으로 탈바꿈하고자 하는 의지라는 것이다.

 

  니체는 2000년 동안 서양을 지배해온 도덕은 약자들의 언어로 쓰인 '노예도덕'이며, 양심의 가책과 죄의식은 강자들의 삶을 막아서는 약자들의 수단이라고 말한다. 게다가 금욕주의야말로 생명력이 쇠퇴한 자─누구보다 살고 싶은 자─들이 자신의 삶을 유지하기 위해 만들어낸 방책으로, 강자들을 끌어내리는 형태를 취하는 것이라 주장한다. 다시 말해, "언뜻 보기에는 성스럽게만 보이는 이러한 가치관이 사실은 연약하고 열등한 존재인 노예들이 자신들의 계급적 이익을 위해서 만들어낸 것"(311쪽)이라는 뜻이다.

 


.세계.

 

  위와 같은 니체의 주장은 가히 파격적이다. 그는 이웃에 대한 사랑, 고통의 인내, 정직한 삶 등 우리가 사람 됨됨이의 기준으로 삼았던 모든 것들에 반기를 든다. 당연시하게 받아들였던 '도덕'에 최초의 근본적 의문을 던지면서 그 위로 쌓여왔던 모든 신념을 한 번에 무너뜨린다. 그리곤 아무것도 없는 '무'의 바탕에 자신만의 세계를 착실히, 또 논리적으로 쌓아간다.

 

  니체의 모든 주장은 공통적인 절규를 품고 있는 듯하다. 세상이 규정해놓은 그 어떤 것에도 절대 속지 말라는 외침, 자신을 기만하지 말고 진솔히 마주하며 신뢰하라는 외침 말이다.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에서 주인공인 '싱클레어'가 '데미안'을 만난 후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찾을 수 있었듯이, 니체의 주장은 나에게 또 다른 형태의 '데미안'이 되어 진정한 '나'로서 자립하는 과정에 힘을 실어준다. 그의 파격적인 주장과 논의를 통해 나의 편협한 사고는 폭발적으로 확장된다. 이어 상상조차 못 했던 세계를 단숨에 경험하게 하고, 더 멀리 바라볼 수 있게 만든다.

 

  나는 아직 경험하지 못한 세계가 무수히 많다. 또한 내가 지금 알고 있는 것들이 진정으로 알고 있는 것인지, 또 정확히 무엇인지, 믿을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해 명확히 부언할 수 없다. 나는 나의 세계조차 완전하게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온전한 나를 마주하고자 끊임없이 노력하는 삶을 살고 싶다. 니체는 나의 세계를 뒤덮고 있는 알의 껍데기를 직접 부수어내라며 손에 망치를 쥐여준다. 새로 마주한 세계는 또다시 하나의 껍질로 가로막혀 있지만, 한층 가까워진 한 줄기의 빛이 나를 다시 움직이게 만든다. 그것이 내가 니체와 같이 망치를 들고 세상을 바라보는 철학자들의 뒤를 부지런히 좇아야 할 이유다.

 



 

책 속 한 문장

 

삶은 이 이상 속에서
그러한 이상을 통해
죽음과 싸우며
죽음에 대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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