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메모(정혜윤) : 나를 가장 나답게 만드는 일

Book 2021. 7.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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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메모

저자 정혜윤 | 출판 위고 | 발매 2020.03.15


 

 

 

책 소개

"메모같이 사소한 일에 무슨 의미가 있을까?" 이런 질문에 CBS 라디오 PD 정혜윤은 되묻는다. 우리는 항상 사소한 것들의 도움 및 방해를 받고 있지 않냐고. 강아지가 꼬리만 흔들어도 웃을 수 있지 않냐고, 미세먼지만 심해도 우울하지 않냐고, 소음만 심해도 떠나고 싶지 않냐고. 그리고 덧붙인다. 몇 문장을 옮겨 적고 큰 소리로 외우는 것은 전혀 사소한 일이 아니라고. '사소한 일'이란 말을 언젠가는 '자그마한 기적'이라고 부르고 싶어질 것이라고.

<아무튼, 메모>는 메모는 삶을 위한 재료이자 예열 과정이라고 믿는 한 메모주의자의 기록으로, 비메모주의자가 메모주의자가 되고, 꿈이 현실로 부화하고, 쓴 대로 살 게 된 이야기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메모장 안에서 더 용감해진 이야기이다.

 

 

 

저자소개

정혜윤
마술적 저널리즘을 꿈꾸는 라디오 피디. 세월호 유족의 목소리를 담은 팟캐스트《416의 목소리》시즌 1, 재난참사 가족들과 함께 만든 팟캐스트《세상 끝의 사랑 : 유족이 묻고 유족이 답하다》등을 제작했다. 다큐멘터리《자살률의 비밀》로 한국피디대상을 받았고, 다큐멘터리《불안》, 세월호 참사 2주기 특집 다큐멘터리《새벽 4시의 궁전》, 《남겨진 이들의 선물》, 《조선인 전범 75년 동안의 고독》등의 작품들이 한국방송대상 작품상을 수상했다. 저서로는 『삶을 바꾸는 책 읽기』, 『사생활의 천재들』, 쌍용차 노동자의 삶을 담은 르포르타주 『그의 슬픔과 기쁨』, 『인생의 일요일들』, 『뜻밖의 좋은 일』, 『아무튼, 메모』 등이 있다.

 

 

 

목차

1부 메모주의자
2부 나의 메모

에필로그

 

 

 

 

 

❥ 나를 가장 나답게 만드는 일


.기록.

 

 메모를 하는 사람은 스스로 생각하는 시간을 자신에게 선물하는 셈이고 결과적으로 메모는 '자신감' 혹은 '자기존중'과도 관련이 있다. 스스로 멈추기 때문이다. 스스로 뭔가를 붙잡아서 곁에 두기 때문이다. 1 메모주의자 : 메모에 대한 열 가지 믿음 

 

 

 나는 기록을 좋아한다. 흘러가는 시간을 붙잡아 정적의 상태로 둘 수 있다는 것이 굉장히 매력적이다. 매일 쓰는 일기와 순간의 영감으로 떠올라 적어둔 문장들을 찬찬히 돌아볼 때면 과거의 나와 대화하는 듯한 느낌이 든다. 또, 누구도 다시 만날 수 없는 과거와 대면할 수 있는 특권을 얻은 것 같아 기분이 좋아지기도 한다.

 

 

 2021년에는 매일 하는 기록이 두 가지 있는데, 일기와 데일리 피드이다. 일기는 아이패드 플래너에 함께 쓰고 있으며 데일리 피드는 인스타 비공개 계정에 매일 업로드한다. 2021년 들어 하루도 빼먹지 않았다. 그럼 다들 나에게 이렇게 묻는다. 어떻게 하루도 안 빼놓고 할 수가 있어? 덧붙여 일기에 쓸 말이 그렇게 많냐고 묻기도 한다. 대답은 한문장으로  충분하다. 저는 쓰는 걸 좋아합니다.

 

 

 나는 아주 어렸을 때부터 글 쓰는 걸 좋아했다. 정세랑 작가의 《시선으로부터,》에는 이런 말이 나온다. '너같이 많이 읽는 애는 언젠가 쓰게 된다.' 어렸을 때부터 무언가를 계속해서 읽던 내가 계속해서 쓰는 사람으로 자라게 된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나는 아주 먼 미래에도 여전히 쓰기를 좋아할 것이다. 시간을 붙잡아 두는 것도, 한 개의 단어로부터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는 것도, 내 생각에 생명을 불어넣는 일도 평생 즐길 자신이 있다.


..

 

 나는 책을 읽으면서 적는다. 호흡이 긴 소설은 중간에 끊어 이야기를 요약해보기도 하고, 등장인물이 많이 나오는 소설은 인물관계도를 그려보면서 읽기도 한다. 인상 깊은 구절은 밑줄을 긋고, 책을 읽다가 떠오르는 생각은 책에 적기도 하고 메모장에 적기도 한다.

 

 

 나는 책을 읽은 후에도 적는다. 책을 다 읽으면 '이 책이 하고자 하는 말은 무엇이었을까'를 먼저 생각해본다. 나름의 결론을 내고 내가 느꼈던 감정을 여과 없이 쓴다. 이후에는 최대 세 가지의 키워드를 선정하고, 책을 한 줄로 요약해보는 시간을 갖는다. 거기서 나온 세 가지 키워드는 내 독후감의 본문이 되고, 한 줄 요약은 제목이 되어 지금처럼 한 편의 글이 완성된다.

 

 

 나는 이 일련의 과정을 거쳐서 책 한 권을 읽어낼 때 살아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형체 없는 내 생각들이 누군가의 책을 거쳐 나만의 글이 되는 과정은 너무나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내게 주어진 삶 동안 몇 권의 책을 더 읽고, 몇 편의 글을 더 쓸 수 있을까? 장담할 수 없지만, 나를 가장 나답게 해주는 일을 가장 많이 하며 살자고 다짐한다.

 


.메모.

 

 나는 나만의 비공개 인터넷 카페가 있다. 메모장에 적어두었더니 이것저것 섞여서 찾아보기가 힘들어 고안한 방법이었다. 내 개인 카페는 나름 체계화되어 있어서 메모를 하고 기록을 남기기에 좋다. 습작으로 적어둔 글이나 책의 좋은 구절들, 떠오르는 생각들이 카테고리별로 나뉘어 쌓여가고 있다.

 

 

 내가 단연 많이 활용하는 게시판은 [순간의 기억]이라는 이름이 붙은 메모 게시판이다. 불현듯 어떤 문장이 떠오르거나 의문이 생기면 그 게시판으로 달려가 생각을 쏟아 적는다.

 

 

 하루는 시간이 남아, 그 게시판을 아래서부터 찬찬히 올려다보는데 기분이 묘했다. 이 짧은 문장과 단어들이, 이 작은 것들이 지금의 나를 이루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별거 아닌 단어에서 시작해 긴 글이 되기도 하고, 정말 사소하게 던져진 질문이 내 인생의 가치관을 뒤흔드는 고민이 되기도 했다. 나는 앞으로도 이 작은 것들을 부지런히 채워나가고 싶다. 책의 제목대로 아무튼, 메모하면서.

 

 



 

 

책 속 한 문장

 

우리의 삶은 결국
평생에 걸친
몇 개의 사랑으로 요약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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