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약한 요괴(김동식) : 인간 본성의 선과 악

Book 2021. 7.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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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약한 요괴

저자 김동식 | 출판 요다 | 발매 2017.12.27


 

 

 

책 소개

'오늘의 유머' 공포게시판에서 많은 이들의 호응을 얻었던 '김동식의 소설집'. 작가는 10년 동안 공장에서 노동하면서 머릿속으로 수없이 떠올렸던 이야기들을 거의 매일 게시판에 올렸다. '김동식 소설집'은 그렇게 써내려간 300편의 짧은 소설 가운데 66편을 추려 묶은 것이다.

 

 

 

저자소개

김동식
1985년 경기도 성남에서 태어나 부산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주민등록증이 나왔을 때, 바닥 타일 기술을 배우기 위해 대구로 독립해 나왔다. 2006년에 서울로 올라와 성수동의 주물 공장에서 10년 넘게 일했다. 2016년부터 온라인 커뮤니티 공포 게시판에 창작 글을 올리기 시작했고, 2017년 12월, 『회색 인간』, 『세상에서 가장 약한 요괴』, 『13일의 김남우』를 동시 출간하며 데뷔했다. 『양심 고백』, 『정말 미안하지만, 나는 아무렇지도 않았다』, 『하나의 인간, 인류의 하나』, 『살인자의 정석』, 『일주일 만에 사랑할 순 없다』, 『문어』, 『밸런스 게임』까지 총 10권의 ‘김동식 소설집’과 『성공한 인생』을 펴냈다. 그 외에도 『텅 빈 거품』, 『모두가 사라질 때』, 『일상 감시 구역』, 『몬스터: 한밤의 목소리』 등 다수의 앤솔러지에 참여했다. 

 

 

 

목차

황금 인간 / 세상에서 가장 약한 요괴 / 스마일맨 / 개미 인간, 베짱이 인간 / 문신 / 눈멀 자들의 세계 / 여섯 개의 화살 / 낚싯대로 낚은 괴생물체 / 푸르스마, 푸르스마나스 / 이마에 손을 올리라는 외계인 / 우주 시대의 환율 / 재산이 많은 것을 숨길 수 없는 세상 / 초짜 악마와의 거래 / 부품을 구하는 요괴 / 남극을 찾아가는 요괴 / 육수를 우려내는 요괴 / 가려운 곳을 긁어달라는 요괴 / 항문이 없는 요괴 / 세상에서 가장 예쁜 요괴 / 세상에서 가장 쓸모없는 요괴 / 할머니를 어디로 보내야 하는가

 

 

 

 

 

❥ 인간 본성의 선과 악


..

 

 《세상에서 가장 약한 요괴》를 관통하는 주제는 '인간의 본성'이라고 생각한다. 먼저, 이 책에 표현된 인간의 '악'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황금 인간」에서는 괴물이 가족 구성원 중 한 명의 몸을 황금으로 변하게 해준다. 그러자 가족들은 황금 인간의 신체를 잘라서 생계를 유지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손가락, 그다음에는 팔, 그다음은 다리. 욕심이 끊이지 않는 가족들은 결국 비참한 최후를 맞는다. 「세상에서 가장 약한 요괴」에서는 젊음을 되돌려주는 괴물이 나온다. 그 과정에서 사람이 죽기도 하는데, 사람들은 젊음을 얻기 위해 어리석게도 그 괴물을 보호하고자 발 벗고 나선다. 「가려운 곳을 긁어달라는 요괴」에서는 몸이 가려운 요괴가 나온다. 손을 뻗어 그 요괴를 긁어주면 사람들은 말로 형용할 수 없는 황홀한 기분을 느낀다. 그 기분을 느끼고 싶은 사람들이 자신의 동네로 요괴가 출몰하게 만들기 위해 요괴를 꼬집어 동네를 이동시킨다. 결국, 요괴는 인간의 도움을 받지 않기로 하고 인간 모두는 그 황홀한 경험의 기회를 놓친다.

 

 

 판타지적 요소가 결합한 스토리로 극단적인 상황을 제시하면서, 인간이 어디까지 추악해질 수 있는가를 현실적으로 표현했다. 하나를 얻으면 다른 하나를 또 얻고 싶어 하는 어리석은 욕망이 끝도 없이 번져 인간을 잠식한다.

 


..

 

 그러면서도 김동식 작가는 인간의 어두운 면만을 그리진 않는다.

 

 

 「초짜 악마와의 거래」에서는 악마가 부도덕한 방식으로 제공하는 일확천금의 기회를 모두 거부하며 생을 마감한 사람의 이야기가 나온다. 그는 또 한 번의 생의 기회를 얻고 나서도 일확천금보다는 자신의 신념과 도덕에 맞게 살아가는 것을 택한다. 「할머니를 어디로 보내야 하는가」는 자신의 딸을 찾아 지옥에 가려는 할머니 때문에 천사들의 고민에서 시작되는 이야기이다. 회의 끝에 환생을 설득시키고 다음 생에서 딸을 만날 수 있도록 도운 천사들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좋은 삶을 선물한다.

 

 

 선과 악을 아우르는 작품도 있다. 바로 「남극을 찾아가는 요괴」이다. 땀이 석유로 흐르는 괴물로부터 이득을 얻기 위해서 잘못된 길을 가르쳐주는 사람들 때문에 요괴는 한참을 헤맨다. 그러던 중 한 아이가 제대로 된 길을 알려주었고, 그 아이는 전국적으로 지탄을 받게 된다. 이후 남극에 도착한 요괴는 아이에게 소원을 묻는데 아이는 "다들 웃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어른들은 그런 아이의 순수함과 선함에 자신의 욕망으로 가득 찬 행동을 돌아보고 반성하는 계기를 갖는다.

 

 

 이때까지 내가 읽어본 김동식 작가의 단편들은 대부분 '선'보다는 '악'에 초점을 둔 것이 많았다. 하지만 그는 어쩌면 인간의 밑바닥을 보여줌으로써 그 반대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제시해주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누군가의 선함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외치면서 말이다.

 


.몰입.

 

 앞서 회색 인간을 읽고 나서 김동식 작가의 강점을 '몰입'이라고 표현한 바 있다. 누구나, 언제든지 읽기에 부담이 없다는 점에서 여전히 그의 장점이 살아 있음을 느낀다.

 

 

 나는 단편집을 읽을 때 가장 열심히 생각하는 것이 '이 작품들을 관통해내는 주제가 무엇인가'이다. 사실 회색 인간을 읽으면서 그냥 재미 요소가 들어간 짤막한 글들을 엮어낸 것에 그치지 않는다고 느꼈다. 그러나 《세상에서 가장 약한 요괴는 인간의 본성이라는 공통적인 주제로 작품들을 묶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전작보다는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언젠간 묘한 매력을 풍기는 그의 다음 소설집을 집어 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책 속 한 문장

 

다음의 봄 같은 건 없어!
그런데도 가장 아름다운 봄을 희생한다고?
겨울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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