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의 기쁨(김겨울) : '무지의 기쁨'이라는 특권
Book 2021. 3. 11.
독서의 기쁨
저자 김겨울 | 출판 초록비책공방 | 발매 2018.01.01
책 소개
북튜버 '겨울서점'이 들려주는 따뜻한 책 이야기. 독서가 얼마나 재밌고 기쁜 행위인지 책의 세계를 흥미진진하게 파헤쳐 독서 욕구를 불러일으키고 책과 친구가 되게 하는 책에 관한 책이다.
유튜브 '겨울서점' 채널에서 조근조근 나지막한 목소리로 책에 대해 방송하는 저자는 책과 함께하는 소소한 일상을 공개하며 나름의 책의 세계를 열어가고 있는 핫한 북튜버(BOOK과 Yourtuber의 합성어)이자, 책과 함께 자라왔다고 해도 과언이 20년지기 책덕후이다. 책을 소개하는 방송을 하고 있지만, 그녀의 방송은 책의 내용을 소개하거나 추천하는 것에만 그치지 않는다.
인터넷 서점에서 굿즈를 받기 위해 실제로 5만 원에 맞추어 장바구니에 책을 담아보기도 하고, 북페스티벌 현장을 직접 찾아가서 그 생생함을 전하기도 한다. 자신이 마련한 여러 독서대를 가져다가 독서대 챔피언 결정전을 하기도 하고, 책과 함께 하면 좋은 차나 아이템을 소개하기도 한다.
때로는 무작정 책의 32페이지 5번째 줄을 읽어보기도 하고,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방법을 나름 재미지게 설파하며, 라이브 방송을 통해 실시간으로 시청자들과 책 이야기를 나눈다. 이 모든 행위가 책의 세계에 빠져들게 하고 책 덕력을 상승시키는 즐거움, '독서의 기쁨'이다.
저자소개
김겨울
고려대학교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유튜브 채널 ‘겨울서점’을 운영하고 있다. MBC FM 〈라디오 북클럽 김겨울입니다〉의 DJ를 맡고 있고 『독서의 기쁨』, 『활자 안에서 유영하기』 등 몇 권의 책을 썼다.
목차
프롤로그
1부. 물성과 정신성
2부. 만남과 동거
3부. 책과 세계
에필로그; 12살의 독후감
❥ '무지의 기쁨'이라는 특권
.읽다.
인생의 가장 높은 산과 가장 깊은 골에 켜켜이 쌓인 그 활자들은 나를 때로 살게 하기도 했고 살고 싶게 하기도 했다. 2부, 만남과 동거 : 만남, 책과의 시간
읽는다는 것은 축복이다. 거의 매일을 오후 2-3시가 되어야 겨우 일어났던 내가, 새벽 5-6시에 일어나 책상 앞에 앉게 되었다. 아침에는 읽고, 점심에는 필사를 하고, 저녁에는 글을 쓴다. 운동을 하다가도 책을 읽고, 쉬면서도 온라인 서점에 들어가 장바구니들을 채운다. 이 모든 것은 독서가 내 인생에 가져다준 변화이다. 그리고 이 변화의 중심에 김겨울 작가의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김겨울이라는 사람은 '겨울서점'을 운영하는 북튜버이기도 하고, 음원을 발매한 싱어송라이터이기도 하면서, 벌써 몇 권의 책을 펴낸 작가이기도 하다. 열정으로 가득 찬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보면 독서에 대한 열정이 들끓는다. 그녀가 소개해준 책을 장바구니에 넣어놓기도 하고, 책상 앞으로 몸을 움직여 책을 읽기도 한다.
우연히 채널을 접하고 울림 있는 목소리에 매료된 나는 김겨울이라는 사람을 동경하게 됐고, 그녀가 동경하고 사랑하는 독서의 세계에 발을 들이게 되었다(물론 더 다양하고 복합적인 이유가 존재하지만, 그 이유 중 하나가 겨울서점이었다는 점은 변하지 않으니 생략하도록 하겠다).
책은 유일하게 우리가 두 번 이상 살 수 있는 세상이다. 3부, 책과 세계 : 다시, 세계가 된 책 <은유가 된 독자>
책은 나에게 새로운 세상을 열어주었다. 내 인생에 크고 작은 변화들을 가져다주었을 뿐 아니라, 내 머리와 마음 깊은 곳에 자리 잡은 세계들이 더 넓게 퍼져나갈 수 있도록 해주었다. 한 번 살아내기도 벅찬 세상에서, 눈 부신 세상을 보여주는 책을, 두 번이고, 세 번이고 살아갈 기회를 기꺼이 내주는 책의 세계를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의무.
독서를 한다고 하면 굉장히 여유롭고 지적이며 고상한 취미를 즐기고 있다는 시선을 피할 수 없다. 다른 사람들이 게임을 하고, 드라마를 보듯이 나도 책을 읽고 글을 쓸 뿐인데 대단한 사람인 듯 치켜세울 때는 민망하기까지 하다. 그러나 이상적이고 여유로워 보이는 이 취미의 과정 속에서, 나는 새로운 강박들과 싸우고 있었다.
책의 내용을 기록하기 시작하면서, 또 북리뷰에 가까운 서평들을 쓰기 시작하면서 독서가 의무처럼 느껴질 때가 있었다. 최대한 빠르게 읽기 위해 노력했고, 많이 읽기 위해 애썼다. 권수를 늘리기 위해 일부러 얇은 두께의 책들만 찾아 읽기도 하고, 시간에 쫓겨 알맹이 없는 독서를 할 때가 많았다.
그렇다고 해서 죄책감을 느끼지는 않는다. 책을 많이 읽는 게 훌륭한 삶의 표본도 아닌데 잠시 좀 쉬면 어떤가. 2부, 만남과 동거 : 동거, 다독과 속독
그러나 앞서 말했듯이 독서는 취미의 일종일 뿐이다. 책의 권수가 인생의 성패를 결정하는 것은 아니며, 그것이 훌륭한 사람의 지표가 되는 것도 아니다. 숫자에 집착하는 순간 모든 것은 원래의 의미를 상실하고 만다. 독서도 마찬가지다. 책의 권수, 페이지수, 이런 것들 말이다. 숫자에 휘둘리지 않는 삶을 살겠다고 그렇게 다짐을 해왔는데 결국 또 숫자에게 지고 말았다.
이제는 숫자와의 싸움에서 이기는 방법을 안다. '독태기'와 권수에 강박적으로 집착하던 시기는 이미 지났다. 요즘에는 한 권을 읽더라도 내가 좋아하는 책을 한 글자씩 내 마음에 새기며 읽어나간다. 읽고 싶은 만큼만 읽고 기록하고 싶은 만큼만 기록한다. 독서를 진정 즐기기 위해서는 독서도 그저 내 삶을 즐겁게 해주는 취미 중 하나일 뿐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독서의 특권.
사유의 빈틈에 정확히 내리 꽂혀서, 개념의 연결망을 바꾸어놓고, 자신의 자리를 찾아 들어앉는 그 특별한 느낌은 책을 친구로 둘 때만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2부, 만남과 동거 : 동거, 필사하기
책을 읽는 과정은 나에게 새로운 세상을 선사한다. 수많은 추천으로 읽어 내려가는 중인 <총, 균, 쇠>는 내게 책으로 공부하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또 하루에 정해진 분량을 읽으며 두꺼운 책을 넘기는 재미를 알려주었다.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은 새로운 분야의 관심을 열어준 책이다. <이방인>을 읽고 조지 오웰의 <1984>를 읽었을 때와 마찬가지로 '고전이 주는 희열'을 느끼게 되었다. 더불어 알베르 카뮈에 대한 관심이 생겼고, 실존주의 철학에 대한 책을 읽게 되었다.
책은 일단 친해지기만 한다면 평생 배신하지 않는 좋은 친구가 되어줄 것이다. 3부, 세계 속 책 : 북튜브, 북튜버
이뿐만이 아니다. 좋아하는 작가의 자취를 좇으니 사회, 역사 등 문외한에 가까운 분야를 깊이 파고들고 싶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각종 문학 작품들을 읽으며 나도 내가 가진 세상들을 글로서 남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이야 말로 독서에 대한 '특권'이며 '인간만이 누릴 수 있는 무지의 기쁨'이다. 앞으로도 특권과 기쁨을 충분히 누려나가며 계속해서 읽고, 쓰고, 말할 것이다.
여담
독서를 취미로 두는 이들은 영업과 거리가 먼, 내향적인 사람이라는 편견을 깨부숴주시면 좋겠다(물론 이 글을 쓰고 있는 사람은 전형적으로 내향적이다).
이 구절을 읽고 엄청 웃었다. 나 역시도 전형적으로 내향적이다.
책 속 한 문장
나는 내가 읽은 것과 쓴 것의 총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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