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에 대하여(김혜진) : 남과 나, 가족과 우리의 경계

Book 2020. 8.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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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에 대하여

저자 김혜진 | 출판 민음사 | 발매 2017.09.15.


 

 

책 소개

오늘의 젊은 작가 17권. 김혜진 장편소설. 혐오와 배제의 폭력에 노출되어 있는 여성들에 대한 이야기다. 엄마인 '나'와 딸, 그리고 딸의 동성 연인이 경제적 이유로 동거를 시작한다. 못내 외면하고 싶은 딸애의 사생활 앞에 '노출'된 엄마와 세상과 불화하는 삶이 일상이 되어 버린 딸. 이들의 불편한 동거가 이어지며 엄마의 일상은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김혜진은 힘없는 이들의 소리 없는 고통을 '대상화하는 바깥의 시선이 아니라 직시하는 내부의 시선'으로, '무뚝뚝한 뚝심의 언어'로 그린다는 평가를 받으며 개성을 인정받아 온 작가다. 홈리스 연인의 사랑을 그린 <중앙역>은 바닥없는 밑바닥 인생의 고달픔을 건조하고 미니멀한 문장으로 표현해 새로운 감각의 '가난한 노래'를 완성했고, 소외된 청춘들의 출구 없는 인생을 다룬 소설집 <어비>는 "사회의 부조리를 직시하는 단단한 마음"이라는 호평을 받으며 김준성 문학상 최종 후보에 올랐다.

<딸에 대하여>는 한국 사회의 부조리한 일면을 보여 준다는 점에서 기존 작품들과 세계관을 공유한다. 하지만 성소수자, 무연고자 등 우리 사회 약한 고리를 타깃으로 작동하는 폭력의 메커니즘을 날선 언어와 긴장감 넘치는 장면으로 구현하며 우리 내면의 이중 잣대를 적나라하게 해부한다는 점에서 색다른 매력을 선보인다.

한편 '퀴어 딸'을 바라보는 엄마가 '최선의 이해'에 도달해 가는 과정을 통해 작가는 타인을 이해하는 행위의 한계와 가능성이 서로 갈등하며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 준다. 이는 타인을 향한 시선을 다루는 김혜진만의 성과라 할 만하다.

 

 

 

저자소개

김혜진
2012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어비』 『너라는 생활』, 장편소설 『중앙역』 『딸에 대하여』 『9번의 일』, 중편소설 『불과 나의 자서전』이 있다.
수상 : 2021년 문학동네 젊은작가상, 2020년 대산문학상, 2018년 신동엽문학상, 2013년 중앙장편문학상

 

 

 

목차

딸에 대하여

작가의 말
작품 해설_실은, 어머니에 대하여 /김신현경(여성학자)

 

 

 

 

 

❥ 남과 나, 가족과 우리의 경계

2020년 첫 졸독작.

가끔 생각에 잠기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책.


.불평등.

 

 등장인물들의 공통점을 하나 꼽으라고 한다면 고민도 없이 불평등이라고 답하겠다. 등장하는 네 명의 주인공들은 각자 불평등한 상황에 놓여있다. 성소수자로 살아가는 레인과 그린, 가족들에게 방치되어 요양소에서 늙어가는 치매 걸린 노인 젠, 그리고 그 젠을 돌보는 요양 보호사 주인공.

 

 

 그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각자의 방법으로 불평등과 싸운다.

 

 주인공은 성소수자인 딸을 이해하지 못하고 갈등을 빚는다. 서로 평등하지 않은 위치에 놓였음에도 자신의 기준을 잣대로 들이밀며 새로운 불평등을 만들어 낸다. 모순이 가득하다. 하지만 이 모순 가득한 것이 바로 현실이다.

 

 


.가족.

 

'가족이란 무엇일까?'

 

 레인과 그린은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가족이 될 수 없었다. 주인공은 가족이 아니라는 이유로 강제 입원된 젠을 데려올 수 없었다. 진정한 가족이란 무엇일까. 우리는 생물학적 관점과 법의 테두리 밖에서 가족의 의미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이 책을 읽고 이미지처럼 뇌리에 박힌 장면이 있었다. 그린과 레인, 젠과 주인공이 한 공간에 모이게 되는 장면이다. 가족이지만 가족이 아닌 그들이 가족을 이루고 있는 모순만이 가득한 장면. 불안하면서도 왠지 모르게 편안한 그 장면은 내 머리속에서 쉽게 잊히지 않는다.

 


.딸에 대하여.

 

 내가 가진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은 당연하다. 우리는 우리 기준에서 생각하고, 우리 기준에서 판단한다. 하지만 그것이 타인에게도 영향을 끼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누군가에게 불평등을 주는 기준이라면 달라져야 한다. 머무르지 않고 나아가기 위해 읽고 생각하고 또 바뀌어야 한다.


 

 

책 속 한 문장

 

적의와 혐오, 멸시와 폭력, 분노와 무자비,
바로 그 한 가운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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